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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독일 총리 서울나들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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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독일 총리 서울나들이(사설)

입력
1993.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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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무트 콜 총리가 독일의 행정수반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1일 한국을 찾았다. 지금까지 독일의 수뇌로는 67년에 뤼프케,그리고 재작년 바이츠제커의 두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었다.얼핏 보기에 콜 총리의 한국방문은 두나라 사이에 뚜렷한 현안이 있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18일 인도방문으로부터 시작한 아시아 5개국 순방여행에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을 거쳐 마지막이 되는 한국에 온 것이다.

대체로 콜 총리의 이번 아시아방문은 「경제방문외교」라는 인상이 짙다. 그가 10여명의 기업 경영자들을 대동하고 있는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콜 총리가 경제방문 외교에 나선 것은 동독을 흡수·통일한뒤 막대한 「통일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 독일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유럽공동체(EC) 12개국중 영국의 마이너스 0.4%에 이어 겨우 1.2%에 그쳐 최하위 두번째를 기록했다.

한때 세계 최대의 흑자를 올렸던 국제수지도 지난해에는 3백28억달러의 흑자로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는 점차 세계경제의 가장 활동적인 중심지로 줄달음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 뿌리를 내리자는 야심적인 정지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첫 방문국인 인도에서 3개의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대신 약 18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확보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는 프랑스,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속철도 수출문제를 둘러싸고 강력한 세일즈 활동을 벌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고속철도 수주는 한국과 독일 두라나가 이룩해야될 앞으로의 장기적 협력관계에 비교한다면 지극히 작은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95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독일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격상문제가 있다. 일본과는 달리 「과거청산」을 성실히 이행한 독일의 외교적 위치변화에 대해서는 우리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또 경제적으로도 두나라의 협력관계는 독일의 아시아 시장진출,한국의 유럽시장진출 및 고급 산업기술 획득을 위해서 서로 유익한 발판이 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독일이 성장둔화로 고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여전히 유럽 최대의 경제강국이요,미구에 동·서유럽에 걸쳐 최대의 리더로 나타날 것이라는 잠재력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독일이 「동방」에 대한 투자의 과실을 거두기 시작할 때 세계경제구조는 또 한차례 전환기를 맞을 것이 틀림없다. 콜 총리는 이번 서울방문은 이러한 장기적 구상을 위한 두나라간 만남의 자리가 될 것이다.

더구나 그는 우리에게 한발 앞서 이룩한 「통일」의 체험에서 얻은 교훈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그의 서울방문이 두나라 관계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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