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수주·투자유치 희망/독/EC동구 진출·기술지원 기대/한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방한은 김영삼대통령 취임후 첫번째 맞이하는 외국정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한·독일 정상회담은 김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세계 외교무대에 등장하는 첫 데뷔로 그의 외교스타일과 역량을 선뵐 기회가 될 것인 만큼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김 대통령이 통일 및 통상외교를 신정부의 핵심 외교과제로 설정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경제대국 독일의 통일을 이끈 콜 총리의 방한은 김 대통령의 향후 외교정책 전개와 관련,매우 의미심장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독일 통일의 주역인 콜 총리는 이번 방한기간에 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국회연설 등을 통해 독일 통일의 산 경험과 통일 후유증을 비롯한 교훈을 우리에게 체험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독일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 문제 등을 비롯한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을 막기위한 국제적 협력문제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은 교역규모가 세계 2위이며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4번째 교역상대국이다. 유럽국가중 우리의 최대 시장이며 대한 투자는 네덜란드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콜 총리의 방한으로 촉진될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는 우리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측은 이번에 유럽공동체 중심국가인 독일을 통해 EC에 대한 진출 발판을 강화하고 대동구 공동진출 등을 모색할 예정이며 독일과의 기술협력 문제에 특히 역점을 둘 계획이다.
독일 역시 통일후 통일비용 조달을 위한 조세인상,실업증가,주택난,물가인상 등으로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우리 기업의 투자확대 등을 적극 희망해올 것으로 보인다. 콜 총리가 독일의 유수 기업인들을 대거 동반한 것에서도 이같은 의도가 엿보인다.
경제대국인 독일은 통일이후 강화된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냉전후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신국제질서 형성과정에서 역할과 책임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독일은 이를 위해 그동안 유럽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아·태지역 등 제3의 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번에 콜 총리가 우리나라를 비롯,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것도 이같은 독일의 대외정책을 반영하고 있다. 독일은 특히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하고 있으며 콜 총리는 이번 방한중 우리나라에 이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콜 총리의 방한은 또 경부고속철도 수주문제와 관련해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콜 총리는 이번에 독일의 경제인 20명을 대동,독일의 선진기술수준 및 대한 기술이전,제3국 공동진출 가능성 등을 무기로 독일의 참여를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은 경부고속철도 수주문제가 이번 콜 총리 방한의 중요한 목적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콜 총리의 방한으로 고속철도 수주가 독일측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냉전시대의 최대 피해국이었던 한국과 독일의 정상이 탈냉전후 신국제질서 형성이라는 중요한 시점에서 만나는 이번 정상회담은 그 의미의 중요성 못지않게 많은 화제도 뿌릴 것으로 보인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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