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밝은 인사 대거포진/획기적 개혁정책 없을듯/성장통상개혁 역할분담… “약체” 우려도문민정부의 경제정책기조는 예상했던 대로 경제개혁을 통해 3공식의 성장정책을 밀어붙이는 「신성장드라이브」가 될 것 같다. 경제팀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이 같은 색채가 물씬 풍긴다. 그러나 금융실명제실시와 같은 획기적인 경제개혁 조치는 당분간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입각하리라던 개혁형 관료들이 인선에서 제외됐다. 경제개혁은 금융 세제 등 기존제도의 개선(제한적 개혁)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팀 조각의 또다른 특징은 경제개방화에 대비하여 대외통상정책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 경제팀은 한마디로 ▲개혁 ▲성장 ▲통상마찰완화 라는 3박자를 기초로 경제정책을 운용해나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의 요직장관들이 현장사정에 밝은 실무형으로 짜여진 것도 특색이다.
경제정책의 총사령탑에 전격 발탁된 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3공시절 고도성장을 밀어붙인 전형적인 성장우위론자다. 이 부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제조업과 수출 우위정책을 통해 실질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7∼8%)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통치권자의 최측근에서 경제정책운영을 막후 지휘할 박재윤 경제수석은 성장주의적 개혁론자이다. 또 경제정책수단을 죄다 쥐고 있는 홍재형 재무부장관은 전형적인 실무형관료로 경제기획원 대외조정실장을 지낸 국제금융통이다. 여기에다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을 담당할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도 내로라 하는 통상전문관료로 통한다. 경제팀의 구도가 ▲부총리(팀장)성장 ▲재무 상공자원통상 ▲경제수석개혁 등으로 짜여져 있다. 새 경제팀은 문민정부의 개혁을 기반으로 강력한 성장정책을 추진하는 신성장드라이브정책으로 현재의 경제난국을 돌파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실명제의 전면적 조기실시에 대해서는 이 부총리 홍 재무부장관 박 수석 모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경제정책 운용의 주도권은 경제기획원에서 청와대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경제운용의 운전대를 박 수석이 잡으리라는 전망이다. 박 수석은 학자답지 않게 불도저와 같은 업무추진력을 갖고 있을 뿐아니라 김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반면 경제팀장인 이 부총리나 홍재무부장관 김상공자원부장관 등 주요 경제장관들은 위(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지침을 성실히 실천하는 전형적인 실무형 관료출신인데다 정치적인 백그라운드가 약하다. 경제팀이 실질적으로는 박 수석 페이스로 운영되고 이 총리가 얼굴역할을 하는데 그치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경제기획원의 위상저하가 예상된다.
이경식경제팀은 김대통령이 3개 국정지표의 하나로 내세운 경제활성화라는 대임을 완수하기에는 함량미달의 약체팀이라는 우려도 있다. 경제팀 구성원의 의욕은 강할지 모르나 행정경험이 너무 약하다. 이 부총리의 경우 기획원출신이긴 하나 외도기간(21년)이 너무 길고 경제 총수로서의 리더십에 의문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임 상공자원부장관도 관리생활의 대부분을 통상분야에서만 보내 산업정책 부문에서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경제팀의 실질적 리더인 박수석은 금융전공의 학자출신으로 행정경험이 없다. 여기에다 허신행 농림수산부 장관(농촌경제 연구원장) 허재영 건설부장관(국토개발연구원장) 이인제 노동부장관(정치인) 이계익 교통부장관(언론인) 김시중 과기처장관(교수) 황산성 환경처장관(변호사)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경제부처 장관들이 박 수석의 돌파력을 실무면에서 어느정도 받쳐줄지가 새경제팀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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