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직함 7개 「마당발」/박 보사/“영 여왕같은 정치가 꿈”/황 환경처/“여성문제 적극적 해결”/권 정무2새 정부 조각에서 여성이 3명이나 기용돼 여성계가 크게 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의 여성장관들은 숫자로도 많고 보사부·환경처 등 주요 부처에 발탁돼 시대변화를 실감케 한다.
김영삼대통령이 2∼3명의 여성장관을 기용하겠다는 대선에서의 약속을 지킨것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업무능력에 따라 앞으로의 개각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여성이 기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양실 보사부장관(58)은 우리주변에서 늘 대하는 이웃아주머니같은 외모와는 달리 사회활동에는 여걸로 통할만큼 「마당발」로 알려져 왔다.
결혼 5년만인 67년 남편 박성기씨와 사별하고 산부인과 병원을 개업해 2남1녀를 혼자 키우는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듯 박 장관은 사회활동에 몰두,한국여의사회회장·청와대 정무자문위원 등 대외직함을 7개나 갖고 있을 정도로 정열적으로 일해 왔다.
행정경험이 전무해 난마같이 얽힌 보사행정을 제대로 소화할지 우려의 소리도 있지만 사회활동에서 보여준 추진력과 책임감은 이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박 장관은 취미로 배운 골프실력이 싱글에 가깝다는 말을 들을 만큼 수준급이며 글솜씨도 뛰어나 88년에는 의사평론가로 추진받기도 했다.
황산성 신임 환경처장관(49)은 평소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며 여성의 사회활동을 사시로 보는 편견을 돌파해온 맹렬여성운동가.
취임 일성으로 『신념과 의지가 좌절되면 오늘 당장이라도 사표를 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황 장관은 태국의 잠롱 시장과 같은 멋진 서울시장이 되는 포부를 실현하는 첫 걸음을 내딛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MBC 「여론광장」 사회자 등 방송활동을 할때에는 투박한 경상도사투리와 다소 급한 성격탓에 직선적 말투가 거슬렸지만 논리정연한 진행과 여성들,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입심이 돋보였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황 장관은 「엘리자베드 여왕 같은 정치가가 되겠다」는 소녀때의 꿈을 행정가로서 얼마나 잘 펴낼 수 있을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영자 정부2장관(56)은 86년 여성개발원 발족과 함께 교육연수실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지 10년만에 여성문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75년 동아사태때 해직된뒤 야인생활을 해온 언론인 출신이다.
권 장관은 다시 공부를 시작,86년에 이화여대 교육학석사를 딴뒤 92년에는 성신여대 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억척스런 면도 보여주었다.
이사관급인 정무조정관시절 프라이드승용차를 직접 몰아 정부 청사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권 장관은 치밀하면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성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친오빠(권두영)가 민중당 간첩사건에 연루돼 수감중 지난 1월중순 사망하는 아픔도 겪은 바 있다.<조희제기자>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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