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시대·급변 국제정세에 대응/기능과 역할개혁… 정보문화 창출김덕 외국어대 교수의 안기부장 기용은 「2·26조각」의 파격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부각시킨 대목이다.
역대 정부에서 안기부가 차지했던 「권력비중」을 새 정부에 그대로 대입시킬순 없다고 하더라도 이른바 「정보전」의 사령탑으로 순수학자 출신인사를 전격 발탁한 것은 그 자체로서 「의외성」을 부인키 어렵다고 해야겠다. 더욱이 김 신임 안기부장의 기용배경,특히 김영삼대통령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소상한 설명이 뒤따르지 않고 있고 궁금증을 더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김 부장의 이같은 의외적 등장은 문민정부시대의 안기부 위상변화를 가장 함축적으로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계의 기대 또한 적지않은게 사실이다. 요컨대 안기부의 향후 기능과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정·변화될지는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적어도 과거의 「권부이미지」는 충분히 탈색,그야말로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위상이 정립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와관련,김 대통령 주변인사들은 김 부장의 발탁을 무조건 의외적으로만 받아들일순 없을 것이란 견해를 표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김 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는 『김 대통령과 김 부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만나 국가경영전략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하고 『특히 김 대통령은 김 부장의 「조직장악력」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임 안기부장에 대한 주위의 평가 역시 대체로 긍정적인 쪽에 모아지고 있다.
김 부장의 제자인 김인철 외대 교수(36)는 『김 부장의 능력과 소신은 정평이 나있고 행동과 결단력이 강해 조직운영에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김 부장에 대한 인선을 의외적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안기부의 위상변화에 보다 관심을 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35)도 『김 부장은 과묵하며 합리적인 성품으로 결코 권력지향적인 인물이 아니라는게 중평』이라면서 『학자로서의 김 부장은 터무니없는 이상주의를 경계하는 대신 현실판단을 매우 중시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새정부의 통일외교업무를 관장하는 관련부처의 책임자들 모두가 교수출신이란 점에 우려의 시각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기 주장이 강할 수 밖에 없는 교수출신 인사들이 만에 하나 업무와 관련해 마찰을 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완상 통일원장관이 진보적 성향의 인사인데 반해 김 부장과 한승주 외무장관은 다분히 보수내지 중도보수적인 인사라는 점은 나름대로 유의해볼 대목인 것 같다.
김 부장은 특히 남북문제와 관련,외무부 자문위원 자격의 회의 참석 등을 통해 한때 핵문제보다 경협 우선의 점진적 접근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대북관계 접근방식의 기존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김 신임 부장은 이날 하오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일문일답◁
취임소감은.
『문민시대가 개막되고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시점에서 국가의 생존발전을 위한다는 사명감에 이 자리를 맡았다』
안기부의 개혁방안은.
『어두웠던 정보문화를 밝은 정보문화로 바꾸도록 촉매·산파역할을 했으면 한다. 정치 사찰기능을 과감히 이탈해 국가기익을 위해 새로운 정보를 개척해 나가겠다. 해외정보와 대북 정보에 역점을 두겠다.
국가를 위해 필요한 기능과 역할은 발전시키고 적절치 못한 기능은 축소하는 등 재조정해 나갈 것이다. 안기부를 부정적인 눈으로만 보지말고 긍정적인 눈으로 보고 아껴달라』<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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