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 치유,즉 개혁과 변화를 통해 신한국 창조의 실천적 과업을 책임질 새정부의 내각인선이 발표됐다. 각계의 참신하고 유능한 인사들을 과감하게 기용한 이번 조각은 종래의 통상적인 장관 인사와는 전혀 다른 파격과 의외성이 두드러진다. 김영삼대통령의 강한 개혁의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김영삼정부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막중하고 이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만큼 각료들이 전력투구의 자세로서,국민위에 군림하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에 앞장서서 「뛰면서 일하는 내각」의 면모를 보여줄 것을 희망한다.김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이번 내각인사의 첫번째 특징은 문민정부로서의 새출발을 각료의 전원교체로서 과시한 점이다. 특히 군출신을 거의 배제한 것,5·6공과 무연·무관한 새 얼굴들로 신선감을 준 것,학자와 변호사들을 많이 발탁한 것 등이 눈에 띈다. 또 현역의원 5명을 포함하여 민자당과 측근 고위 보좌관 등을 8명이나 발탁한 것은 책임정치를 실천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건국이래 처음으로 한 내각에서 여성각료를 3명이나 기용한 것은 여성에 대한 파격적인 배려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국가정보업무의 총책임자인 안전기획부장에 교수출신을 임명한 대목이다. 이는 한마디로 국민의 뜻에 의해 국가를 경영하는 문민시대에 안기가 지향해야할 방향과 성격을 시사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날과 같은 국내 정치사찰과 공작,정치개입 등 불법·변칙활동을 일체 중지하고 국가보위와 발전을 위해 북한 및 해외정보의 수집·분석업무에 전념하는 본연의 자세로 복귀토록 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대국민 공약의 실천으로서,새로운 안기부로의 획기적인 탈바꿈을 기대하게 한다. 서울시장에 변호사 출신의 새 얼굴을 기용한 것 역시 의외의 인사다.
이번 인사는 참신한 각계의 새 얼굴들을 대거 등용시키기는 했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 상당수가 행정관리 경험이 없는데다가 학자출신의 경우 때로는 자기 중심의 사고와 이론에 치우쳐 시행착오를 범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오히려 특정과제에 이해관계가 없어 소신있게 「개혁」을 밀고 나갈 수 있는 강점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국민은 새정부내각이 어떤 시간표와 어떤 방법으로 김 대통령이 선거때 제시한 77대 공약과 취임사에서 제기한 3대 과제,즉 부정부패 척결·경제회생·국가기강확립을 추진할 것인가를 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내각은 멀게는 작년 5월 각당의 대통령후보 지명때부터 가깝게는 14대 대선,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된 과도기적인 사회분위기에 젖어 무사안일·무책임·나태·권력눈치보기 등으로 표류해온 공무원 사회부터 일신시킨후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을 하나 하나 확실하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개혁은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국민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면서 추진할 때만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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