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주민·지방노인 발길 줄이어/“경비경찰 친근하게 느껴져”/25년만에 등반 “환희의 야호”인왕산등산로와 청와대앞 길이 68년 1·21사태후 25년만에 금역에서 풀려 국민들에게 돌려진 25일 두 지역에는 문민시대의 새 공기를 심호홉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날 낮12시25분께 통제가 풀린 인왕산을 인왕천쪽 등산로로 올라 첫 정상정복의 기쁨을 누린 허인봉(59·국교교사·서울 종로구 누상동 166의107) 강호신씨(52· 〃 〃 166의163)는 『25년만에 다시 걷는 능선길은 그대로 인데 정상에서 보이는 청와대 종로 등 서울정경은 너무 바뀌었다』며 감격에 겨워 거푸 『야호』를 외쳤다.
봄방학중인 자녀를 데리고 오른 아주머니,약수터에 물받으러 왔다가 내친김에 정상으로 향한 아저씨,소식 듣고 이웃과 함께 찾은 동네노인 등 가까이 두고도 구경만하던 인왕의 속살을 직접 접한 시민들은 『더할 나위없는 도심속의 명산』이라며 개방을 반겼다.
교회가족 7명과 함께 온 홍성선목사(47·경기 구리시 갈매동 산2의138 천성교회)는 『진정한 문민시대가 되려면 이곳외에도 모든 막힌 곳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왕산 자락에서 태어나 평생 인왕산 그늘을 벗어난 적이없다는 정태진씨(60·무직·종로구 모악동 무악연립 69동204호)는 『잃었던 고향을 되찾은 느낌』이라며 약수터가 오염되지 않게 되기를 바랐다.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기는 청와대 경비경찰과 인왕산근무 군인들도 마찬가지.
서울경찰청 101경비단 경비과장 김영석경정(43)은 『문민대통령이 취임한 만큼 시민들이 사랑하고 늘 가깝게 느낄수 있는 청와대가 되도록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전시설 안내판 등을 설치한 군당국도 『최선을 다해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자연상태가 그대로 보존된 인왕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은행·벚나무가 즐비한 청와대 앞길에선 사이클을 즐기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등산복차림의 행인이 시민공원을 거닐듯 가까이 다가온 청와대와 민권 회복의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
청와대 동쪽 팔판 3거리에서 상오11시45분부터 개방을 기다려 앞길 통과 1호가된 서울3라 6062호 택시운전사 송진무씨(31)는 『다닐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곳이라 긴장됐지만 지나와 보니 산뜻한 느낌이 드는게 이제야 민주시민이 된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상명여대 방향으로 간다는 승객 최덕인씨(55·여·서울 종로구 낙원동)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주변경관 때문인지 가죽코트차림의 경비경찰이 마치 영국왕실 근위대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즐거워했다.
오혜선양(15·배화여중 2) 등 동네어린이 4명은 근엄한 표정의 경비병들 앞에서 신나게 롤러스케이트를 탔다.
영빈관앞 봉황분수대가 있는 광장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근지역 회사원,동네주민과 어린이,지방에서 올라온 노인들이 몰렸다.
경기 안산시에서 정신지체자 아들 이세규군(12)을 승용차에 태우고 온 강현숙씨(40·여)는 『장애인 문제의 근본대책 마련을 약속한 새대통령이 사실 곳을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들의 손을 꼭쥐어보였다.<이원락·황상진기자>이원락·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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