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전정희씨/입맛 돋우는 우거지국·김치가 특기/의무실장 정윤철씨/내과전문… 83년 단식투쟁도 함께/이발사 이승우씨/대선중 「훤한 앞이마」 결정적 솜씨청와대에 입주 또는 출입하면서 김영삼대통령 내외의 의식주와 건강을 챙겨갈 살림꾼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국정 최고기관인 청와대의 비공식 보좌관이나 다름없는 이들은 대부분 김 대통령이 야당생활을 할 때부터 끈끈한 정을 다져온 사람들이다.
청와대에 입주할 요리사 정정희씨(62·여)는 김 대통령 집안에서 「지애할머니」로 통한다.
88년 김장철에 이웃 친지의 소개로 당시 김 총재의 집에서 김장 담그는 일을 도우면서 인연을 맺은 전씨는 이후 동작구 노량진 본동 전셋집에서 매일이다시피 20분을 걸어 상도동으로 출퇴근을 해왔다.
전씨가 끊인 우거지국은 김 대통령의 입맛을 살려주는 특효약처럼 알려져 있을 정도.
여전히 김 대통령을 「총재님」 손명순여사를 「사모님」이라 부르는 전씨는 『엄숙하다는 그곳(청와대)에 들어가게 되니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시래기국(우거지국)하고 김치밖에 자신있는게 없는데…』라고 말했다.
충남 대천이 고향으로 10년전 상경한 전씨는 노동일을 하는 남편(62) 아들 내외·손자 지애군(7)과 함께 방 3개짜리 셋집에서 살아왔다.
의무실장을 맡게된 정윤철씨(50)는 80년 광주사태이후 김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건강진단을 도맡아온 내과전문의. 가톨릭의대를 졸업한후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에서 소화기내과를 전공한 정씨는 75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삼항 의료센터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입국해 당시 김 후보의 유세전 강행군에서 건강관리를 돌봐온 정씨는 『김 대통령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정씨는 김 대통령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단식투쟁했던 지난 83년 함께 단식한 「투쟁」전력도 있다.
운전사 이충일씨(51)는 20년째 김 대통령의 발노릇을 해왔다. 군에서 운전병으로 있다 제대후 김수한 구 신민당 의원의 차를 몰던 이씨는 78년에는 아예 상도동으로 이사해 그림자처럼 김 대통령을 모셨다.
25일 취임식전 청와대에서 의전용 공식차량인 길이 6m66㎝의 캐딜락 리무진을 모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할 이씨는 『마음가짐이야 달라질 것이 없지만 차종이 바뀌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이씨는 캐딜락 리무진을 비롯,벤츠 캐딜락 등 전용차량을 번갈아 운전하게 된다. 부인(42)과 함께 청와대로 입주할 예정.
이발사 이승우씨(44)는 3년반전부터 자신이 일하던 롯데호텔내 반도이용원에서 김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P·H·S 등 시내호텔 이용원에서 머리손질을 해오던 김 대통령은 이씨의 이발솜씨를 높이사 이곳을 찾는 발길이 잦아졌다. 이전과 달리 앞이마가 훤히 드러나 과감한 인상을 주는 지금의 김 대통령 헤어스타일은 측근의 조언도 있었지만 이씨의 솜씨가 결정적이라는게 주위의 말.
손 여사의 미용사로는 대한미용사회 중앙회장을 연임한바 있는 오정순씨(59)와 서초구 잠원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송금자씨(47)가 번갈아 맡을 전망이다.
손 여사는 60년대 후반부터 당시 광교에서 「조희미용실」을 경영하던 오씨를 찾았고 직원이던 송씨가 독립한 후에는 송씨에게도 머리손질을 맡겨왔다. 갸름한 손 여사의 얼굴에 어울리는 짧은 커트·파마머리는 두사람의 합작품인 셈이다.
대통령 내외의 분장은 현재 여의도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성옥씨(44)와 신미경씨(여)가 각각 맡는다. 두사람의 손끝에서 국민을 대하는 대통령의 얼굴이 만들어진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