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마적」에서 「밤의 여왕」은 타미노 왕자에게 악마에게 빼앗긴 딸 파미나를 구해달라면서 무기로 마법을 지닌 피리를 준다. 천년묵은 떡갈나무를 폭풍치는 날에 찍어 만들었다는 그 피리는 「많은 사람에겐 행복을 주는」 음률을 낸다는 것이다. 타미노와 동행하는 새잡이 파파게노에게도 거친 사람을 부드럽게 만드는 은방울이 주어진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에선 악마 자미엘이 사냥군 막스에게 7발의 탄환을 주는데 그것들은 모두 백발백중이되 마지막 1발은 악마가 쏘라는 목표에 맞게돼 있었다. 끝장면에서 막스는 악마의 힘을 극복하고 미녀 아가테와 결혼한다. 이런 소망스러운 성취는 오페라나 동화에 흔히 나온다. ◆새 정권이 태동하면서 허다한 목표들이 설정되고 그 성취를 위한 실무진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 목표들,새 진용의 의욕은 국민에게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한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과거처럼 성급한 속성주의나 때이른 자화자찬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정치를 예술이라고 하는 표현은 그럴듯하지만 거기엔 지름길이나 마술의 피리,은방울 따위는 결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도 고통의 분담을 국민에게 호소했다고 보고 싶다. ◆목표수행의 용적이 정책입안자들이 겪는 어려움의 부피와 비례하진 않지만 착수하기 이전의 공부에 소홀할 수 없는 일이다. 밀림에서 병사들은 속삭인다. 「잠이 안와요. 무슨 소리가 들려서…」「무슨 소리요?」「전우들 눈돌리는 소리가…」흔히 용자는 신만을 두려워 한다지만 진정 책임이 큰 사람들은 시민들의 눈돌리는 소리에도 두려움 가지고 귀를 밝힐만하다. ◆고통분담 하자는데 그것을 마다하는 사람은 아직 없다. 「자리」를 놓고 당내 계파간에 다툼이 있다는 얘기도 아직도 크게 들리지 않는다. 공직을 위한 봉사에서 최대의 적은 공명심이고 어떤 마법도 있을 수 없다. 국민앞에 공명심을 내세우지 않는 겸허,그것은 마법의 피리나 마탄보다 더 위력있는 실제의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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