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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팀장 인선은/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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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팀장 인선은/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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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차기 대통령의 남은 인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는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다. 김 차기 대통령은 『인사는 만사다』라고 인사의 무게를 각별히 강조했다. 그는 12·18 대통령선거기간중 「자질론」이 거론될 때마다 『대통령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유능한 전문가를 기용,일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면 된다… 대통령에게는 리더십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일축해 버리곤 했다. 옳다. 김 차기 대통령이 꼭 경제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 자신의 말대로 그가 어떠한 성격의 인물을 발탁하고 또한 그 선발한 인물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요체다. 김 차기 대통령은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지도자」로서의 관행으로봐 본인이 세부사항까지 일일이 챙기는 「실무형」보다는 줄기만을 건사하고 가지는 맡겨버리는 「위임형」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미국 대통령들에 비유하면 「카터」형보다 「레이건」형에 가깝지 않나하는 느낌이다. 또한 그 자신 경제문제에 대해 깊은 지식이나 체험이 없다. 따라서 행정부내에서 경제팀장이 될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인선이 극히 중요한 것이다. 김 차기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경제정책·운영을 의존하게 되는 자리는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경제수석은 이미 발표된 바와 같이 박재윤 총재경제특보가 선임됐다.그는 교수출신의 금융통이다. 선거기간중 김 차기 대통령의 경제정책 청사진인 「신경제」를 입안하는데 주역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중의 그의 역할이 시사하듯 개혁지향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에 대한 인선기준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국민의 생각과는 큰 편차가 없을 것으로 본다.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영향력은 이론,소신,추진력,대통령의 신임도 등 4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61년 7월 경제기획원 발족이래 30여년 사이에 현재의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을 포함,모두 25명이 그 자리를 거쳐갔다. 그러나 한국경제사에 괄목할만한 족적을 남긴 사람은 다섯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다. 체계적인 업적평가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장기영(64·5∼67·10) ▲김학렬(69·6∼72·1) ▲남덕우(74·9∼78·12) ▲신현호(78·12∼79·12) 신병현(80·9∼82·1) 등이라고 해볼 수 있다. 물론 보는 견해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평가를 달리 할 수 있겠다. 현 최각규부총리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부총리 선임에는 우선 시대적 상황으로 봐 어떤 인물이 요구되는가를 가늠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는 안팎이 전환기적인 상황에 있다. 안으로는 경쟁력 회복이 최대의 과제다. 기술개발,산업구조의 고도화,금융체제의 선진화,농촌경제의 구미화,중소기업의 근대화 등 무수한 현안이 답을 기다리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 등 선진경제의 시장개방화 압력과 보호무역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우리 경제 자체가 양적팽창과 질적 개선에 따라 정부·기업·가계간의 역학관계도 변할 수 밖에 없다. 안팎 경제환경의 변화는 대응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하고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대처해가자면 정태적인 현실안주형보다는 동태적인 개혁형의 인물이 요구된다. 전환기에는 「신사고」뿐 아니라 그것을 멀어붙일 추진력이 필요하다. 개혁에는 기득권층으로부터의 저항이 있기 마련이고 이것을 뛰어넘자면 돌파력이 있어야 한다. 행동력있는 전략가가 필요하다. 불도저형의 리더십만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팀장으로서 각 경제부처의 이해관계와 마찰을 타협시킬 수 있는 조정능력도 긴요하다.

조정에는 경륜과 관록이 도움이 될수도 있다. 한마디로 비전,역량,개혁의지,지도력,도덕성,경륜 등이 두루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일단 발탁했으면 그의 권위를 얹어 밀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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