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수입의존도 높아 원가상승 초래/엔고/중국상품 가격인하 효과… 수출 큰 타격/원저국내업계에 환율비상이 걸렸다.
일본 엔화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원가상승,투자위축을 초래하고 있고 지난 4개월 사이에 50% 가까이 오른 중국 원화환율은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우리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기술대국 일본과 자원대국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허덕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난데없는 양국의 환율협공으로 또다른 암초에 부딪친 것이다.
특히 엔고로 기대됐던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보강은 1백엔대에도 견딜 수 있는 일본의 자체 경쟁력으로 상쇄되고 저임금에다 환율절상까지 등에 업은 중국은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에서 갈길 바쁜 우리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아 양국의 환율협공은 결국 우리 기업에 새로운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 수출기업들은 환율협공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당장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한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23일 동경과 뉴욕의 외환시장에서 일본의 엔화는 달러당 1백16.4엔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런 추세는 1달러당 1백10엔대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고는 대일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환차손으로 연결돼 자동차와 전자 기계를 조립하고 있는 국내 주요기업들이 막대한 수입원가 상승부담을 안게 됐다.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부품가격의 상승은 또 크게 위축된 국내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더욱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국내 공산품 가격상승을 초래,물가에도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엔화의 가치가 상승될 경우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일본은 이미 자체 경영혁신과 제3국 생산기지 확보로 1백엑대에도 견딜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우리 기업들에 돌아올 상대적인 이득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우리 수출전선에 당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중국 원화환율의 상승이다. 무공이 홍콩과 북경 무역관의 현지조사를 토대로 23일 작성,발표한 「중국 인민폐 평가절하가 한·중 교역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1달러당 6원대였던 중국 인민폐 환율이 최근 9원까지 치솟자 화학 섬유 철강 등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수입상들로부터 일방적인 수입중단,가격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원화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특히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보다는 제3국시장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저임금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맹렬한 기세로 우리 기업을 추격해온 중국은 환율상승이후 가격경쟁력이 더욱 강화돼 우리 수출상품을 고사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무협 최세형상무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인위적인 환율상승조치는 우리나라의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제교역질서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정부가 중국의 환율정책을 국제문제로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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