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역시 「선거만 끝나면 그만」(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역시 「선거만 끝나면 그만」(사설)

입력
1993.02.23 00:00
0 0

검찰이 또 대선법 위반 전·현직의원 10명을 무혐의처리,이로써 모두 14명이 무혐의처리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이밖의 일부 다른의원들의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유예나 기소중지 처분을 서둘러 내렸다고 한다.이같은 검찰의 헐거운 조치야말로 선거사범 처리가 이번에도 선거만 끝나면 유야무야된다는 구태의 확실한 재확인에 다름 아니어서 국민적 실망이 크다. 정치권과 검찰은 선거후 사법처리를 법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할 것임을 거듭 공언한바 있었는데 그 약속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묻고 싶어진다.

검찰이 밝힌 실무차원의 무혐의처리 이유를 보면 사정을 짐작할만하다. 여느 여당 실세의원의 경우는 혐의사실 부인에다 금품살포 제보 고발인조차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고,다른 경우도 구체적인 물증이 확보되지 않았거나 실무자가 검거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보자마저 몸을 사릴 정도로 권력의 힘이 여전히 위세를 떨칠 수 있고,사법당국마저 정치눈치를 보느라 관련자 검거나 물증확보에 소극적이다 보면 마치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하겠다.

이래가지고서야 「깨끗한 정치」나 「공평무사의 법집행」을 과연 어디서 찾을 것이며,「윗물맑기」와 「총체적 부정부패 근절」을 어떻게 추진해 「신한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원래가 정치권과는 독립해 수사와 공소권을 엄정해야할 검찰 당국이다. 그런데도 이 마당에까지 와서 사범의 유야무야처리로 과연 얻을게 무엇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미 차기 대통령에 의해 「사정의 사정」이라는 강력한 의지마저 표명된 시점인데,마치 새 정권 출범전이니 아직은 무더기 무혐의처리해도 괜찮다고 가볍게 생각했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자세란 곧 출범할 정권을 진정으로 돕는게 못되고 앞으로 「사정의 사정」을 통해서 더욱 참다운 위상을 정립해야 할 검찰 스스로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스럽지가 못한 것이다.

정치권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정이나 느슨한 사범처리 사태의 근원적 책임을 절감해야 한다. 깨끗한 정치로 국민적 뒷받침을 얻어내 국가적 일대개혁을 촉발시켜려는 중대한 때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선거만 끝나면 그만이라면서 여야 모두 법망을 가벼이 벗아나고만 있으니 이런 모순이 또 없다. 지금부터라도 법준수와 윗물 맑기에 앞장서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