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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영정책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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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영정책 첫 시험대

입력
1993.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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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실태조사」 미 특사 파견합의/IRA등 비합법적 단체는 접촉 않기로클린턴 집권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특수관계」가 북아일랜드 문제를 둘러싸고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클린턴 미 대통령과 존 메이저 영국 총리는 24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데 이를 앞두고 양국은 미 행정부가 북아일랜드에 특사를 파견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의 특사는 올 여름 북아일랜드를 방문,현지의 정당대표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실태를 파악한뒤 그 결과를 의회와 행정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국관계를 고려,IRA(아일랜드 공화군) 등 비합법적인 무력단체는 접촉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양해한 상태이다. 특사로는 톰 폴리 미 하원 의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폴리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남북 아일랜드의 통일을 지지하는 「아일랜드의 친구들」의 회원이지만 미국내 친영파 인사로 분류되며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영국정부도 폴리 정도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을 미국측에 전달했으며 특사의 임무는 클린턴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협상중재자가 아닌 실태조사에 국한한다는 점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이 이처럼 북아일랜드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사를 파견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반IRA 입장을 명확히 하고 영국의 정책을 지지해온 레이건과 부시의 공화당 정권과 달리 클린턴은 4천3백만에 이르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을 의식,집권후 평화사절을 파견해 북아일랜드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게다가 IRA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신페인 당의 제리 아담스 당수가 강연과 모금활동을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까지 밝혔었다. 클린턴이 당선되자 영국정부는 클린턴의 고향인 리틀록에 관리를 파견,북아일랜드 문제에 대한 외부의 개입은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아일랜드계 로비단체들은 당선후 클린턴이 선거공약을 이행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클린턴이 당초 공약에서 한발 물러서 실태조사를 위한 특사파견으로 절충한 것은 양자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이다.

미국의 특사파견 소식을 접한 영국의 반응은 다양하다. 영국 외무부나 집권 보수당 인사들은 북아일랜드에 대한 외무부의 개입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실태를 알아보겠다는 정도는 수용할 수 밖에 없으며 더구나 폴리 하원의장이 특사로 결정된다면 무난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친아일랜드적인 케네디가와 관계있는 인물이나 영국보다는 아일랜드쪽으로 기우는 성향의 인사가 특사로 선정된다면 수용하기 힘들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북아일랜드의 자치를 반대하고 영국의 일부로 남기를 바라는 북아일랜드 통일당 의원들은 이같은 결정은 내정간섭이며 실태파악에 그친다하더라도 특사가 아일랜드계 인사인 이상 편파적인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발끈하고 있다. 민주통일당의 피터 로빈슨 부당수는 『폴리가 아일랜드계인 점을 감안할 때 그에게서 편견없는 보고서가 나오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그가 북아일랜드를 방문해도 면담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섬의 북쪽 부분으로 1924년 아일랜드 공화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영국계 신교도 주민들의 반대로 영국의 일부분으로 남아있다. 약 1만4천평방㎞의 면적에 인구는 1백60만 가량으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가톨릭계 주민과 영국에 남아있기를 바라는 신교도들간에 유혈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북아일랜드는 부분적인 자치를 실시해왔으나 지난 72년 피의 일요일 사건이후 영국정부의 직접 통치아래 놓여 있다.<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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