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18일과 19일 대통령과 국민간에 매우 인상적인 토론이 벌어졌다.미테랑 대통령은 마치 피고처럼 국영 F3 TV방송국 스튜디오에 나와 전국의 시청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은 즉석에서 질문에 답변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저녁 7시부터 한시간씩 이틀간 진행된 토론회는 모두 전국에 생중계됐다.
국민과의 대화는 매우 조직적이고 과학적으로 준비되고 진행됐다.
프랑스에는 「미니텔」이라는 일종의 비디오텍스 정보통신망이 각 가정에 일반화돼 6백만여대의 단말기가 보급돼 있다.
국민은 이를 이용해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메인 컴퓨터로 보냈다. 미니텔 가입자들은 30가지로 분류된 주제중 하나를 선택,한가지 질문을 지정된 코드(3615 FRANCE3)로 전송했다.
F3 방송국의 주컴퓨터에 수집된 질문은 모두 2만2천8백88개였다. 주최측은 이를 주제,지역,그리고 질문자의 직업,성별,나이 등 신상별로 분류하고 조화시켜 각 지역에서 2명씩의 질문 대표를 최종 선정했다.
이들은 지방 네트워크를 이용,정해진 시간에 파리의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대통령에게 묻고 듣고 따졌다.
16세의 학생이 던진 질문은 다음달 총선에서 사회당이 참패할 경우 대통령이 사임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미테랑의 대답은 물론 「농」(노)이었다.
한 실업자는 정부의 실업문제에 대한 대책을 신랄하게 추궁했다. 정치구조와 정치인의 부패,사회보장,교육,농업,이민문제 등에 대한 비판과 건의가 이어졌다. 결국 이틀간 지역과 계층별로 골고루 선정된 국민의 「대표」에 의해 프랑스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의 실상과 해답이 파헤쳐진 셈이다.
미테랑은 노정객답게 능수능란하면서도 진지하게 국민의 질문에 대답하고 토론했다.
점차 인기를 잃고 있던 미테랑의 대답이 프랑스 국민을 얼마나 만족시켰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이같은 방식은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국민의 궁금증을 직접 풀어주고 정치와 정책이 투명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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