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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개구리」론 성장한계/“세계 1류기업과 손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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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개구리」론 성장한계/“세계 1류기업과 손잡아라”

입력
199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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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전자업계에 짝짓기 “러시”/모토롤라·미쓰비시·필립스등 대상/“선진기술 확보… 통상마찰도 줄인다”/삼성이 선두격… 그룹별 발빠른 행보세계 일류기업과 손을 잡아라.

개방화 국제화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해외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종합상사와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일고있는 선진기업과의 짝짓기 움직임은 첨단기술 공동개발,외국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자본참여,전문 기술진의 상호교류,해외시장 공동개발 등 기술개발과 생산·판매분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일본의 도시바 대일본스크린(DNS) 닛쇼이와이와 미국의 텍사스인스루먼트(TI) 모토롤라 휴렛패커드 등과 합작해 제3국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한편 64메가D램 차세대상품 공동개발 및 판매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고 금성사는 미국 유수 전자업체인 제니스사의 주식 일부를 인수했다. 현대그룹은 일본의 미쓰비시,쌍용은 미쓰이,효성은 이토추와 각각 공동시장 개척 및 경영기법 교환을 추진중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물안 개구리」로 남아서는 세계적인 우량기업으로의 성장은 고사하고 존립 자체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국기업들은 철저하게 기술이전을 기피하고 선진 각국은 자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규제조치를 남발하고 있다. 세계 일류기업과 제휴하지 않고선 수출시장 확보는 물론 국내시장 지키기도 어렵게 돼있다.

국내기업과 선진기업의 손잡기가 자리를 잡아나갈 경우 국내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비용과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선진기술을 확보하고 기업의 국제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는 특히 미국과 일본등지의 동종업계에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일류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무역마찰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해외 유수기업과의 업무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외국기업과의 제휴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는 그룹은 삼성. 삼성전자는 올들어 잇달아 외국기업과 업무협력 관계를 맺어 현재 외국의 7개사와 기술 생산 판매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지난 1월 미국의 TI사와 함께 포르투갈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유럽시장 통합에 대한 현지 생산체제를 갖췄고 일본 도시바와는 차세대 반도체인 프레시메모리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또 일본의 DNS와는 55대 45의 비율로 합작투자,64메가D램 등 차세대 반도체칩 생산설비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에앞서 삼성은 미국의 휴렛패커드 마이크로소프트,네덜란드의 필립스 등과 첨단 영상기기 디지틀 콤팩트디스크 등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금성사도 지난 91년 1천5백만달러를 투자,미국의 제니스사 주식 1백45만주를 매입하고 디지틀방식의 HDTV(고선명 텔레비전) 생산에 공동보조를 취해나가기로 한데 이어 올부터는 금성사의 연구인력을 대거 제니스에 파견,브라운관 설계기술,편향코일,전자총 등의 기술이전을 추진중이다.

현대나 쌍용 등은 일본의 종합상사들과 업무협력을 맺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일본의 미쓰비시상사와 공동으로 일본에 유통회사를 설립하고 매년 2명씩을 미쓰비시 본사에 파견하고 있고 (주)쌍용은 미쓰이 서울지점 관계자들과 효성물산은 이토추상사 서울사무소와 협력관계를 모색중이다. 삼성물산은 삼니스라는 이름으로 일본 닛쇼이와이상사와 정례 협의기구를 만들어 연수단 교환과 제3국 시장 공동진출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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