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속에 회계사 합격까지공인회계사 시험합격,단과대수석 졸업,그리고 곧 결혼.
졸업(23일)을 앞둔 이윤정양(25·경희대 경영학과)은 대학 4년을 마치면서 많은 것을 얻게 됐다.
이양의 대학생활은 가난과 외로움속에 계속됐다. 3남매중 둘째딸인 이양은 가내의류공장을 하던 아버지가 81년에 간경화증으로 세상을 뜨면서 고통을 겪게 됐다. 아버지의 치료를 위해 공장을 팔아버려 생계가 막연해지자 중학 1학년이던 이양은 일찌감치 상고직학을 결심했다. 그러나 3년뒤엔 밤길을 과속질주하던 승용차가 목욕탕·식당 등을 찾아 밤늦게까지 일하던 어머니의 목숨까지 빼앗아갔다.
고3이던 언니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양은 『어머니 목숨과 맞바꾼 보상금으로 밥을 먹고 학비를 낸다는 사실만큼 마음아픈 일은 없었다』고 회상한다.
2년후 언니가 대학(서울대 농가정학과)에 진학하자 서울여상 졸업반이던 이양은 대한교육보험에 입사,생계를 떠맡았다. 고졸 여사원중 수석으로 당당히 입사했지만 이양은 학력과 성차별을 경험하면서 대학진학을 결심하게 됐다.
13개월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입시공부를 시작한 이양은 89년 경희대 야간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낮에는 학비를 벌수있는 직장에 다닐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그 이듬해 야간이 폐지되는 바람에 아르바이트하는 언니에게 살림을 맡기고 공부에만 매달리기로 했다.
주간 대학생이 된 이양은 졸업때까지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했고 1학년 겨울부터 학교 기숙사에 파묻혀 책과 씨름하다 처음 응시한 91년 9월 공인회계사시험 1·2차를 모두 합격했다.
그러고도 학교성적은 4·5만점에 평점 4.251점을 받아 정경대수석으로 학장상을 받게 됐다. 이양은 지난 1월 증권감독원에 취직,정식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함께 공부해 공인회계사가 된 학과선배와 4월13일 결혼도 할 예정이다.
이양은 아무런 목적의식없이 대학 4년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을 볼때 안타깝다고 말한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