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파는 거취 고심… 재결집 시사도국민당이 20일 소속의원 7명의 집단 탈당으로 원내 교섭단체 자격을 상실함에 따라 사실상 정치적 파산상태를 맞았다.
국민당내에는 아직 17명의 의원이 남아있긴 하지만 「창당파」를 포함,상당수 의원들이 『원내 교섭단체가 무너지면 잔류하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추가 탈당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창당파」 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원내 교섭단체 붕괴에 영향을 받고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선인 조순환 정주일 조일현의원 등은 물론 잔류파로 분류됐던 손승덕 변정일의원 등도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생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당대표 후보로까지 거명됐던 양순직 최고위원도 더이상 국민당에 애착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입당파」 가운데 한영수 최고위원도 『현재 관망중』이라는 입장표명으로 사실상 탈당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동길대표 체제를 지지했던 김정남 원내총무와 윤영탁 정책위 의장 등도 마지막 순간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국민당내에서는 이자헌 박철언 김용환 유수호 김복동 박구일의원 등 오갈데 없는 입당파와 김동길대표,고령의 문창모의원 등 7∼8명만 남게될 공산이 크다.
국민당이 이처럼 급속도로 와해국면을 맞고 있는데는 정주영 전 대표와 김동길 신임 대표간의 감정싸움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3일 차수명의원의 탈당을 시발로 정 전 대표의 「원격조정설」과 함께 연쇄 탈당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탈당사태는 여론의 따가운 비판에 따라 잠시 주춤했었다.
그러나 김동길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대표에 선출된 직후 정 전 대표를 격렬히 비난하면서부터 탈당은 다시 급템포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정 전 대표의 6남인 정몽준의원과 현대출신으로 재정관리를 담당했던 정장현의원이 탈당하자 의원들의 동요는 심각해졌다.
즉 탈당이 「정 전 대표의 뜻」이라는 해석과 함께 재정지원에 대한 일말의 기대마저 사라지게 됐다는 사실이 의원들의 동요를 부채질한 것이다.
현재 탈당의원들이 구상하고 있는 행로는 두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탈당의원들은 과거의 연고지를 찾아 「새집」에 들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민자당,즉 과거 민정 민주 공화계와 인연을 맺고 있는 탈당의원들은 연고별로 입당을 위한 줄을 찾아나서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이 수요보다는 공급이 많은 현실을 즐기면서 이들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않고 있는데다 「선별」을 분명히 하고 있어 탈당의원들은 차선책으로 새로운 원내 교섭단체 구성도 생각하고 있다.
탈당한 김효영 전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그런 얘기가 나오지는 않고 있으나 교섭단체 구성을 완전 배제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해 「무소속 동지회」 등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탈당의원들은 그러나 교섭단체를 다시 구성하더라도 정당결성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의 대다수 탈당의원들은 교섭단체를 다시 구성하든 하지 않든 최소한 친목성격의 그룹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그러나 벌써부터 정 전 대표측의 개별적 재정지원과 현대 로비스트 역할로 「상부상조」하는 관계에 빠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시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한편 김동길대표와 일부 「입당파」 등 잔류의원들은 가능한한 「국민당」 깃발을 내리지 않으려할 것으로 보이나 정치적 영향력은 극소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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