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는 최근 참혹한 살인사건이 잇달자 사형제도 부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89년 1월 아마존지역 환경보호주의자인 시코 멘데스를 살해,1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대농장주 다를리 알베스,다르시 알베스 부자가 지난 15일 아크레주 히오 브랑코 형무소를 탈옥했다. 이 탈옥사건은 지난해 12월 5세 여아를 유괴,산채로 태워죽인 엽기적 살인이후 일기 시작한 사형제도 부활여론을 부채질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마존 밀림지대를 끼고 있는 아크레주에서 대규모 복합농장을 경영하던 알베스 부자는 천연고무 채취 노조운동가이자 국제적으로 명성높은 환경보호주의자인 멘데스 때문에 농장 확장에 지장을 받자 88년 12월22일 멘데스를 권총으로 살해한후 체포돼 그간 형무소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알베스 부자는 컬러TV와 냉장고까지 갖춘 감옥에서 호화생활을 하는가 하면 진찰을 받기위해 시내 나들이를 한 것은 물론 부인과 애인을 자유롭게 면회하는 등 특별대우를 받아왔다.
이들은 최근 지난 73년 파라나주에서 있었던 부동산 중개업자 피살사건의 배후인물로 추가 기소당해 곧 파라나로 이감,보다 빡빡한 수감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자 아예 탈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알베스 부자 탈옥은 지난해 12월22일 몸값을 노린 납치범이 유괴했다가 『너무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불에 태워 살해한 미리암(당시 5세) 사건직후 제기된 사형제도 부활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각종 사회단체들은 알베스 부자의 경우처럼 살인을 하고도 별 불편없는 수감생활을 할 수 있고 쉽게 탈옥할 수도 있는 느슨한 형무소 관리제도와 지금처럼 관대한 형벌로는 흉악범죄를 방지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상당수 사회학자 및 법률 전문가들은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사형제도 부활을 찬성하고 있는데다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신납치율,리우데자네이루 등 대도시에서의 높은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형제도가 부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브라질의 많은 기업인들과 예술가,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서 등이 납치위협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말 부패혐의로 물러난 콜로르 대통령의 뒤를 이은 이타마르 프랑코 현 대통령도 취임직후 일어난 미리암 살해사건에 충격을 받고 사형제 부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19세기말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넘어오면서 폐지된 사형제 도입요구는 한층 거세질 조짐이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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