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경제의 심장노릇을 하는 농·수·축협 등 단위조합장 선거가 19일부터 시작,앞으로 1년여에 걸쳐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농·수·축협의 단위조합장은 광복이후부터 지금까지 정치 기상의 기류에 따라 임명·간선·직선 사이를 왔다갔다 해왔다. 선임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졌건 항상 사고단위조합이 발생,단위조합장 자리에 대한 평판은 별로 좋지 않았던 편이다.이번 시·읍·면의 단위조합장 선거는 이를테면 직선 2기가 된다. 민주화의 정치조류에 따라 지난 89년 임명제에서 직선제로 바뀌었고 그때 직선된 단위조합장들이 앞으로 1년 사이에 4년의 임기를 끝내는 것이다.
농협의 경우 전국 1천4백37개 회원 조합중 1천3백90개 조합이 명년 3월까지 선거를 갖게 되는데 올해중에 5백30개 조합이,그리고 명년 1월과 3월 사이에 8백여개 조합이 선거를 치른다.
우리는 농·수·축협 등의 읍·면 단위조합의 중요성에 비추어 단위조합장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깨끗한 선거로 치러지기를 촉구하고 싶다. 읍·면 단위조합은 농어촌 경제의 기본조직이다. 읍·면 단위조합들은 예금·대출의 신용업무,농수산물의 공판업무,영농기구의 구매·판매업무,농·수산물의 계통출하 등 농어촌 경제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농협 단위조합의 경우 외형규모가 수백억원에 상당하는 것이다.
읍·면지역에서는 단위조합들이 풀뿌리 경제조직으로서 최대규모다. 조합원들의 경제활동과 복지는 사실 단위조합의 경영실태에 크게 좌우된다. 또한 단위조합의 경영상황은 경영자인 셈인 조합장과 임원들의 경영능력이 크게 좌우되므로,조합원들 스스로 능력있고 믿을만한 후보를 조합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기초선거에서는 금품수수,향응제공 등의 타락상이 문제됐었다.
이번에도 이미 일부지역에서는 타락,부패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불법적으로 부락별 선거운동원을 두고 서로 비방전을 벌이고 또한 조합원들이 부락별로 편을 갈라 마을대 마을의 대결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장날같은 때에 조합원들에게 음식대접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하고 매표·호별 방문도 벌어진다는 것이다. 혈연·학연의 대결양상도 나타난다고 한다.
읍·면 단위조합의 선거가 일반 정치선거의 타락상을 본받는다면 경영부실화를 가져오게 된다. 농어촌 경제는 세계적인 개방압력 앞에 무너져가고 있고 쌀농사도 풍전등화다. 살아남자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농·수·축협 단위조합원들은 위기상황을 인식,진정으로 자격있는 후보를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양식을 보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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