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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 엽기적 유아살해/10대 초반 두소년이 유괴…시체 철로변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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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 엽기적 유아살해/10대 초반 두소년이 유괴…시체 철로변 버려

입력
199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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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끌려가는 모습 백화점 방범TV에 포착백화점에서 어머니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10대 소년들에게 끌려간 두살짜리 어린이가 엽기적으로 살해된채 발견돼 영국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제임스 벌저라는 이 어린이는 지난 12일 하오 리버풀 근처의 부틀쇼핑센터에서 어머니가 고기를 사기 위해 줄을 서있는 동안 근처에서 놀다가 없어졌는데 이틀뒤 5㎞ 가량 떨어진 기찻길 옆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과 목격자들은 제임스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게 살해됐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제임스는 이미 숨진채 철로위에 버려져 화물열차에 치이면서 근처 수풀로 튕겨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제이스가 이날 하오 3시42분께 12∼13세 가량의 두소년에게 끌려가는 모습은 백화점의 방범비디오에 30초동안 포착됐다. 같은 시간대에 쵤영된 한 비디오에는 제임스가 울면서 이들에게 끌려 백화점을 나가고 다른 비디오에는 어머니가 울부짖으며 찾아다니는 장면이 생생하게 잡혔다. 또 20분쯤뒤에는 백화점에서 8백m쯤 떨어진 오피스건물 외벽의 비디오에도 제임스가 끌려가는 장면이 기록됐다.

비디오에선 제임스가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뒤에 있던 3명의 소녀와 한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모른채 지나가고 있는 모습도 나타났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목격자도 등장했다. 73세의 한 할머니는 납치된지 50분쯤뒤에 근처 야산에서 두소년이 제임스를 끌고가는 것을 보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할머니는 소년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이들은 제임스가 넘어져 다친 것을 보고 데려가는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경찰은 발표했다. 경찰은 인근 학교를 대상으로 범인을 찾고 있는데 정확한 인상 착의를 파악하기 위해 비디오 화면을 컴퓨터로 분석하고 있다. 16일에는 3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인상착으만 비슷할뿐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방면했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자 영국민들은 놀라움과 불안에 떨며 제임스의 가족과 수사본부에 하루에도 수천통씩 위로전화를 걸어왔다. 경찰은 범인이 잡히기전에는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어린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부모들이 철저히 보호하라는 이례적인 성명도 발표했다. 주민들은 눈깜짝할 새에 사라진 아이가 잔혹하게 살해된 비극을 남의 일같지 않게 여기며 자식들의 손을 잠시도 놓지 않는가 하면 아예 허리에 끈을 동여맨채 데리고 다니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경찰은 비디오에 나타난대로 붐비는 장소에서 제임스가 낯선 소년들에게 끌려가며 울부짖으면서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사람들이 그냥 지나친 사실과 30초도 안돼 어머니가 제임스를 찾아다닐 때 백화점안에 있던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남에게 무관심한 세태를 개탄했다.<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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