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우려 앞당겨 일괄 발표/“보궐선거 수월하지…” 박 의원으로 낙점/대선 아이디어 제공 전병민수석 “파격적”김영삼 차기 대통령이 17일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을 일괄 발표함으로써 한달여이상 계속돼온 인선 장고의 「뚜껑」이 열렸다.
김 차기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어느 누구에게도 의중을 내비치지 않는 「극비보안」의 특징을 지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도 어김없이 이같은 원칙이 적용됐고 또다시 허를 찌른 전격성이 발휘됐다.
○“만날 사람 다 만났다”
○…김 차기 대통령은 지난 1월초부터 본격적인 인선작업에 착수,당내·외의 여론수렴을 위해 『만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거의 다 만났다』는게 비서실측의 전언.
김 차기 대통령은 당내의 경우 김종필대표 김영구총장 김용태총무 황인성 정책위 의장 등 당직자와 김윤환 이한동 이춘구의원 등 민정계 중진,정원식위원장 및 최병렬의원 등 인수위측 인사들을 한두차례 단독으로 불러 의견을 청취. 또 민주계에서는 황낙주 국회부의장 최형우 김덕룡 김봉조 서청원의원과 박관용 비서실장 내정자,서석재 황병태 전 의원 등이 김 차기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거나 스스로 상도동을 찾았던 경우, 이와함께 김중위 정무보좌역 등 보좌진에게도 인선과 관련해 의견을 청취했다는 것.
당외에서는 한완상 이명현 서울대 교수 현승일 국민대 총장 등 학계 인사들과 B씨 등 언론계 지인들이 나름의 건의를 했다는 후문.
고흥문 전 국회부의장 등 구 야권 원로들의 견해도 어떤 형태로든 참고했을 것으로 관측.
○14일 독대서 최종 결정
○…김 차기 대통령은 당초 청와대 비서실장을 먼저 내정·발표한뒤 비서실장 내정자와 협의를 거쳐 청와대 비서진을 짤 계획이었으나 취임시기가 임박한데다 잡음 등을 우려해 일괄 발표키로 결정했다는 것.
김 차기 대통령은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원내인사→원외인사→원내인사로 마음을 바꾸던 끝에 결국 원내로 결정했는데 지난 14일 김 차기 대통령과 박관용의원이 독대한 자리에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 정설.
김 차기 대통령은 인선초기에 원내인사로 민주계의 박관용 김덕룡의원과 민정계의 최병렬의원으로 압축했었는데 박·김 의원은 지역구의원이라는 점이,최 의원은 6공 인사라는 점 때문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 김 차기 대통령은 이때 최 의원과 만나 『다른 차원에서 나를 도와달라』며 「완곡한」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
이 시기를 전후해 김 차기 대통령과 독대한 김윤환의원은 남재희 전 의원을 천거했고 김용태총무는 이홍구 주영 대사를 추천. 그러나 이 사실을 감지한 민주계 인사들은 비공식 접촉을 갖고 민주계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집약,이를 김 차기 대통령에 전달했다는 전문.
이 때문에 김 차기 대통령은 한때 민주계 원외인사를 포함,범민주계 인사중에서 비서실장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그 대상으로 황병태 전 의원과 현승일 국민대 총장,강인섭의원(전국구)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고.
그러나 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검토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특히 남재희 전 의원이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하자 국회의원회관과 민자당 주변에는 남 전 의원을 비판하는 유인물까지 나돌아 민정·민주계간에 미묘한 갈등조짐까지 표출.
이와함께 민주계내에선 박관용의원이 민주계 비주류인데다 이기택 민주 대표와 14년간 인연을 맺어온 점을 들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것도 사실.
그러나 민주계 핵심인사들 사이에서는 『민정계 인사가 맡을 바에야 박 의원을 미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를 형성됐다는 것이 민주계 한 중진의원 얘기.
결국 김 차기 대통령은 인선 막바지에 박·김 의원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보궐선거에서 정치적 부담이 적은 박 의원은 지역구(부산 동래갑)를 고려했다는 전문.
김 차기 대통령과 박 의원은 그동안 2∼3차례 독대를 했는데 지난달 중순께 면담한 자리에서 김 차기 대통령이 『서울보다 부산이 보궐선거 하기가 수월하지…』라고 말한 것이 내심 박 의원을 일찌감치 비서실장 후보로 구상하고 있었음을 시시하는 대목.
김 차기 대통령은 그후 박 의원에게 정식으로 비서실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박 의원은 『능력이 부족하며 국회의원으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고사했었다는 후문. 그러나 김 차기 대통령은 지난 주말 박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키로 결심을 굳히고 지난 14일 박 의원을 상도동 자택으로 급히 불러 또다시 비서실장직 수락을 요청했다는 것.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2∼3일간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라고 사실상 승낙의사를 표명.
○“누구힘 작용했나”
○…수석비서관들중 경제 공보 총무수석은 대체로 예상된 내용인 반면 정무 행정 외교안보 민정 정책수석 등은 예측의 범위를 벗어나 그 발탁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특히 일부 인사의 경우 벌써부터 『누구 누구의 힘이 작용했다』는 등의 뒷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
주돈식 정무수석의 경우 지난해 8월 대통령후보 보좌진 구성당시 정치·공보 등의 특보자리를 김 차기 대통령으로부터 제의받았으나 고사했던 「전력」이 있어 차기정부에서의 중용 가능성이 점쳐졌던 경우.
김 차기 대통령은 주 수석 내정자의 합리적 사고와 넓은 지면 등을 높이 사 일찍부터 정무수석감으로 점찍었으며 지난주중 주 내정자를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내정을 통보,수락의사를 확인했다는 후문.
김양배 행정수석은 호남지역(전남 곡성) 배려와 실무능력이 고려된 케이스로 김 차기 대통령캠프와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내무관료 출신의원들의 추천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
박재윤 경제수석 내정자는 대통령후보 특보로 영입된 이후 별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해와 청와대 입성에 성공한 경우.
한때 서상목 민자당 정조실장도 유력하게 검토되는 분위기였으나 박 특보가 서울대 교수직까지 포기하고 YS진영에 가담한 점,서 실장외에 당내에 마땅한 경제통이 없다는 점 등이 고려돼 박 특보로 낙착.
정종욱 외교안보수석은 미 조지워싱턴대에 교환교수로 가있던중 김 차기 대통령측으로부터 지난주말 급히 귀국하라는 연락을 받고 주초 서울에 와 발표전날 김 차기 대통령과 독대,내정사실을 통보받았다.
정 수석은 김 차기 대통령의 야당시설부터 학계 자문그룹에 속해왔는데 최창윤 총재비서실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어 최 실장이 힘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전병민 정책수석 내정자는 인사의 내용면에서나,직책면에서나 가장 파격적인 경우. 전 수석은 지난 87년에 노태우 당시 대통령당선자에게 「가장 직접 들기」 「와이셔츠차림 회의주재」 등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장본인.
그는 이어 3당 합당이후 상도동캠프에 합류,김 차기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호흡을 함께 하면서 「급부상」. 지난 91년 내각제 각서파동 때는 YS의 「마산낙향」을 강력히 주장,김 차기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고.
이경재 공보수석 내정자는 별 경쟁자없이 비교적 쉽게 김 차기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하게 된 경우.
특히 대선당시 유세문 작성,최근의 대통령취임사 문안 등에 대해 김 차기 대통령이 후한 점수를 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수석의 표정도 밝아져 기용을 예고.
홍인길 총무수석은 김 차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가신으로서 일찌감치 청와대 「살림꾼」역으로 내정.
김석우 의전비서관은 외무부의 추천을 받아 발탁.
○“대장급 인선” 주장도
○…박상범 경호실장 내정자는 『문민시대에 걸맞게 문민 출신으로 경호실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김 차기 대통령 측근들의 건의가 받아들여진 경우.
김 차기 대통령은 한때 『대장급 장성을 상대해야 한다』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등의 반대론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개혁」 차원에서 이를 결정했다는 후문.
박 실장은 현 청와대 경호실측의 의견 등을 바탕으로 김 차기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다는 설이 유력. 김 차기 대통령은 지난주 박 실장을 만나 발탁사실을 통보했다는 것.
○요직 추가기용 관심
○…이날 청와대 비서진 인선발표로 김영삼 총재 비서실의 특보 보좌역 등 나머지 참모진의 새 정부요직 추가기용여부도 또다른 관심사.
최창윤 총재비서실장은 주미 또는 주유엔 대사 진출설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오인환 정치특보는 입각이나 청와대 특보기용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들.
김중위 정무보좌역도 사회 부처각료로 발탁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원종 부대변인 정주년 의전특보 남주홍 외교안보보좌역 한이헌 경제보좌역 등도 청와대의 「적절한 자리」나 전문성을 고려해 행정부쪽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조명구·신효섭기자>조명구·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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