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유도 일자리 50만개 창출/에너지세 신설… “고통 나눠 갖자” 호소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6일 취임후 처음으로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전국 TV 방송연설을 통해 새 경제정책안의 의회 통과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임 정부를 「최악의 정부」(The worst government)라고 말하는 등 선거캠페인 때와 비슷한 스타일의 공격적이고 호소력있는 연설이었다. 선거캠페인 때와 한가지 다른점은 그가 17일 행할 상하 합동의회 연설에 포함된 세금인상안에 대한 반발을 예상해 애국심을 호소한 부분이었다.
클린턴은 선거공약에서 『중산층의 세금을 삭감하고 연소득 20만달러이상의 고소득층에만 증세하겠다』고 말했었다. 클린턴의 경제안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단기적 경제자극조치. 연방정부가 약 1백60억달러를 도로·교량건설 등의 사회간접시설에 투자하고 민간기업에 세제혜택을 줘 약 1백50억달러의 민간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약 50만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장기적 재정적자 감소안.
클린턴은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야 지난 12년간 공화당 정부가 얼머나 엉터리로 경제정책을 펴왔는가를 알 수 있었다』면서 미국경제의 가장 큰 약점인 재정적자는 「최악의 정부」인 부시 행정부가 추산한 것 보다도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세금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세금인상안을 보면 휘발유,전기,가스 등의 모든 에너지소비에 대해 일정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소위 영국식 열량단위세를 신설해 저소득층을 포함한 전국민에 대한 세금인상효과를 내게 한다는 것이다. 또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자에게는 현재의 31%에서 36%로 세율을 높이고,대기업에 대한 세율을 34%에서 36%로 올리며 연소득 2만달러 이상의 소득이 있는 사람의 사회보장기금 혜택에 대해서는 현재의 50% 세금을 85%로 올리며,노인에 대한 정부지원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Medicaid)와 극빈자에 대한 정부지원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의 지출액을 대폭 줄이는 것 등으로 돼있다.
클린턴 현재 경기침체가 풀리고 있다는 말이 있으나 아직도 8백만이 실업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세금인상을 포함한 그의 전면적 경제개혁안을 국민들이 직접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1개월이내에 군대의 동성연애자 인정,불법이민자를 가정부로 고용한 2명의 여성을 법무장관에 지명했거나 지명하려한 사건을 둘러싸고 정치적 곤경을 당하기도 했던 클린턴은 새 경제안을 놓고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위에 오르게 됐다.
자신의 선거공약을 불과 1개월만에 뒤집은 클린턴의 세금인상안을 미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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