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시대 노동운동 향방 “가늠”/박종근/개혁성과 업고 9개 노련 지지얻어/박인상/“새인물” 금속노련 중심 반란표 기대제15대 한국노총위원장 선거가 오는 26일로 다가옴에 따라 노동계가 선거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민정부 출범후 노동운동의 향방을 가름할 이번 선거는 올해안에 전노협·업종회의 등 제도권밖 노조들의 합법화 또는 세력강화로 노총과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노동계 판세의 재편성을 앞둔 시점에 치러져 여느때보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선거는 사상 최초의 노총위원장 3선을 노리는 박종근 현 위원장(56)과 과거의 맹우인 박인상 금속노련위원장(54)간의 대결로 압축됐다.
박 현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말 출마를 선언,출신노조인 섬유노련의 지지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화학·전력·통신 등 노총산하 20개 산별 노련중 9개 노련의 공식 지지를 획득,당선을 장담하고 있다.
지난 88년말 보궐선거에서 소위 「개혁」을 기치로 당선된 박 현 위원장은 임기중 노총의 현상유지조차 힘든 역경속에서 지난해 노총 중앙교육원과 평화은행 설립 등 2가지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등 역대 위원장중 최대의 업적을 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된 노총,강력한 노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 현 위원장측은 정·재계로부터도 두터운 신임을 얻은 박 위원장이 수세에 접어든 현 노동운동을 이끌 최적의 인물이라는 「대세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박인상 금속노련 위원장은 지난 90년 14대 노총위원장 선거에서 제조업계열 노조 대의원표를 결집,박 현 위원장 당선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던 인물. 대한조선공사에서 노동운동을 시작,노총 부산협의회 의장·노총부위원장 등을 지낸 박 금속노련 위원장은 「새인물」을 강조하며 반 박종근 연합전선을 구축,기세를 올리고 있다.
박 금속노련 위원장은 노총산하 산별노련중 최대 규모(조합원 39만명·대의원 78명)이고 산하에 신생조직이 많은 금속노련의 대의원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합원 2천명당 1명꼴로 배정된 4백69명의 대의원중 출석대의원 과반수 이상 지지로 당선이 확정되는 임기 3년의 노총위원장 선거는 개혁성향인 두 박씨가 나란히 출마,지난번 선거 때처럼 개혁보수 양극구도의 색깔 논쟁보다는 산하 노련의 지지를 얼마나 획득하는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88년,90년 2차례 한국노총위원장 선거에서 보수파 대의원들을 이끌며 박 현 위원장과 맞붙었던 이시우 전 자동차노련 위원장은 소속 노련위원장 선거에서 낙선,출마가 봉쇄됐다.
한편 정부주도 임금억제정책에 대한 노총의 미온적 대응을 불만스러워하는 대의원들의 반란표도 예상되는 이번 선거는 개표 때까지 성급한 예측을 불허케하고 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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