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민자당 문」 두드릴듯/양순직씨등은 “민주행” 예상국민당 의원들은 금주중 대거 탈당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들이 살길을 찾아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정당을 기웃거릴까에 또다른 화제가 모아지고 있다.
국민당 의원들은 「원적」이 대부분 여당이었고 정주영 전 대표가 측근들에게 『탈당해 신한국 창조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탈당의원들은 대체로 민자당행을 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민당이 좌초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빠져 나옴으로써 「몸값」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민자당 또한 정치적 오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서둘러 이들을 영입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탈당의원들의 다음 행로가 희망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민자당은 탈당의원들을 영입할 경우 기존 원외 지구당 위원장과의 마찰 등 내부문제에도 부딪치기 때문에 탈당의원들을 전부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처지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당 와해과정에 편승해 당세를 확장한다는 전략아래 탈당의원들 가운데 야당성향 인사들을 대상으로 영입작전을 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희망자」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탈당의원중 거취에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은 바로 정 전 대표. 정 전 대표는 지난 9일 『정치를 떠나겠다』고 밝혀 정계은퇴 의사를 분명히했으나 의원직 사퇴여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보면 정계은퇴는 곧 의원직 사퇴까지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 전 대표는 조만간 정계은퇴에 대한 공식적 입장과 향후 진로를 밝히는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의사도 함께 표명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정 전 대표의 잦은 「돌출행동」에 비추어볼 때 의원직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정 전 대표 주변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가 경제활동을 하더라도 의원직을 갖고 있는 편이 국익차원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 전 대표 탈당에 이어 일착으로 국민당을 탈당한 차수명 비서실장은 민자당행이 확실시 된다. 경제 각료출신이자 김영삼 차기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 출신인 차 의원은 탈당직전 『정 대표 뜻에 따라 전문성을 살려 신한국 창조에 동참하겠다』며 민자당 입당의사를 분명히 했다. 차 의원은 그러나 김 차기 대통령과 오랫동안 야당생활을 함께 한 심완구의원(민자당 울산 남 위원장)을 물리쳐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정 전 대표의 6남인 정몽준의원은 탈당하게 되면 행로는 놓고 고심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대 때 무소속으로 당선된뒤 민자당에 입당했던 정 의원은 지난 대선과정서 민자당과의 불편했던 관계 때문에 쉽게 민자당으로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 의원은 울산에 단단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을 만큼 무소속으로 남아있을 공산이 크다.
탈당예상 의원들중 「원적」으로 볼때 「최대계보」를 형성하고 있는 인사들은 과거에 김종필 민자당 대표와 인연을 맺었던 공화계. 13대 때 공화당 깃발아래 출마했거나 김 대표와 사적인 인연을 맺고 있는 의원은 김효영 사무총장을 비롯,손승덕 김해석 박제상 김두섭 조일현 김진영의원 등 7명이다. 여기에 이미 탈당한 송영진 원광호 정태영의원 등도 포함된다. 현재 국회 동자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승덕의원과 조일현의원 등은 거취표명을 유보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대부분 탈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공화계 의원들은 대체로 민자당행을 희망할 것으로 보이나 2∼3명에 대해선 민자당이 「자질」 「전과경력」 등 때문에 당초부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과거 상도동계였던 윤영탁의원과 민정당에 소속됐던 김범명의원 등도 「친청」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대표 정계은퇴 직전 탈당한 이호정의원은 대선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이미 민자당 문을 노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같은 지역구(수원 장안)에 공화계의 이병희 전 의원이 버티고 있어 입당과정이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청주갑의 김진영의원과 울진의 이학원의원도 해당지역구에 중진급인 정종택 전 의원과 김중권 청와대 정무수석이 연고권을 갖고 있어 전도가 불투명하다.
이밖에 최영한 이건영 정장현의원 등 전국구 의원들은 탤런트 군장성 회사대표 등의 전직에 비추어 볼때 민자당 성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양순직의원은 가능한한 거취결정을 늦출 것으로 보이나 탈당할 경우 민주당행이 유력하다.
이밖에 이자헌의원 등 「입당파」들은 당을 사수한다는 입장이나 언제까지 형태만 남은 국민당 간판을 잡고 있을지 의문시 된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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