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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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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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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구퇴­. 정권이 교체되면 장관 등 고위직 인사들이 모두 바뀌는 것이 책임정치요 민주체제의 특징이다. ◆미국의 경우 설사 새 정부에서 재임명하려해도 당과 정책적인 차이 때문에 단호히 거부한다. 잔류란 매우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각제인 영국,독일 등에서는 전 각료는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의 입장에 선다. ◆부시 정부 시절의 인사들은 사인으로 돌아가 새생활을 시작했다. 댄 퀘일 전 부통령은 4년뒤 대선도전을 노리며 회고록 집필을 서두르고 있고 명문 라이스대학 이사로 추대된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동대에 설립되는 정책대학원의 개설준비에 바쁘며 차기 공화당 후보로 꼽히는 잭 켐프 주택도시개발장관은 윌리엄 버넷 전 교육장관 등과 보수계 연구소를 열었다. 이밖에 루이스 설리반 전 보건장관은 아틀랜타시 의학 전문학교의 운영책임을 맡았고 로렌스 이글버거 전 국무는 버지니아대에,린 마틴 전 노동장관은 하버드대에 출강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건국이래 단 한번도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못했기 때문에 고위직 인사들의 완벽한 신출구퇴를 경험한 적이 없다. 전두환 정권은 지난 88년 사상 첫 정권교체의 위업(?)을 이룩했다고 자랑하나 뒤를 이은 같은 민정당의 노태우 새 정권에는 구 각료들을 8명이나 유임시켜 과연 새 정부라고 할 수 있을는지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노 정권의 임기만료 10여일을 앞두고 현 장관들의 앞으로의 계획이 들린다. 이들의 계획은 외국대에서의 연수와 전문적인 저술 및 연구활동에서 다음 총선에 출마준비 등 다양하다. 이들의 오랜 행정경험과 경륜은 앞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뜻깊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만에 하나 계속 유임을 염두에 두고 차기정권 담당자쪽에 추파를 던지는 일이 혹시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몇몇 장관들의 몸짓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들을 하나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깨끗한 퇴거야말로 값진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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