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없이 「총체적 부패」 개탄/“대학 외부감사 도입 용의는”대학입시부정을 다룬 13일의 국회 교육체육청소년위원회에서는 여야 구분이 없었다.
여야의원 모두가 학부모로서 교육현실을 개탄하기도 했으며 입법부의 입장에서 교육의 「무능」을 질타하기도 했다. 또한 기성세대로서 「양심의 보루」인 교육마저 썩어버린 사회현실을 자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교육부의 자세는 구태의연했다. 난감한 표정,「죄송하다」는 답변,상투적인 대책보고서가 교육부의 대처방식의 전부였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첫 포문은 조순형 상임위원장의 인사말에서부터 터져나왔다. 조 위원장은 경악과 분노라는 표현을 쓰면서 『밤잠 안자는 학생들,열과 성을 다하는 교사들을 위해서도 입시부정은 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완규 교육부장관도 사건보고에 앞서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며 자괴감을 표했다. 조 장관은 『자율적인 학사운영 능력이 없는 대학은 도태돼야 한다』며 결론성 의지를 미리 밝혔다.
이어 모영기 대학정책실장은 「대학입시 부정방지 종합대책」을 읽어 내려갔다.
과거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보고가 중간중간 의원들의 지적과 질의로 주춤거렸다. 전례없던 일로 교육상황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었다.
김정수의원(민자)이 맨 먼저 중간질문은 던졌다. 김 의원은 『보고서에 사학재정의 어려움이 자주 언급돼 있다』고 전제,『그렇다면 대학인가 신청이 쇄도하는 이유는 뭐냐』고 물었다.
나웅배의원(민자)은 『등록금으로는 대학 경상비나 충당할 수 있는데,광운대가 재정계획없이 큰 공사를 하면 한번 조사했어야 한다』며 『이는 교육부의 직무유기』라고 추궁.
김정수의원은 이어 『교육부 감사는 대개 대학비리를 덮어주는 역할 밖에 못했다』면서 교육부에 대한 자체 감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측이 『감사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못한 점 시인한다』고 말하자,박석무의원(민주)은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느냐』며 『인력이 없으면 충원을 요구하라』고 일갈. 박 의원은 또 「수험표와 수험생 얼굴대조 철저」라는 대책보고 내용을 지적하며 『이런 진부한 대책을 국민앞에 내놓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가까스로 교육부의 보고가 끝나자 김영수의원(민자)이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문을 연뒤 본격적인 질의를 시작. 김 의원은 『대학 자율화는 정도로 갈 경우 허용되는 것이지 대학이 부정한 방향으로 갈 경우엔 감시·감사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예산이 40억원 이상인 법인은 외부감사를 받는데,수백억원을 쓰는 대학에 대해서도 외부감사를 도입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질의.
이어 박석무의원은 『정부 조직개편시 체육청소년부를 없애는 대신 교육부를 없애라』면서 조 장관에게 일문일답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대학입시부정이 몇년전부터 터져나왔는데 교육부는 미봉책으로 일관했다』며 『담당실·국장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추궁했다.
조 장관은 『일차적으로 장관의 책임』이라고 답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교육부에 대한 전체 감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범진의원(민자)도 『항간에는 대입비리가 대학과 교육부 실무자간의 유착 때문이라는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홍기훈의원(민주)은 『경남지역 70개 고교중 50개 고교가 내신성적을 잘못 처리했고 전북의 경우 조사대상 20개교중 15개교가 내신성적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내신관련 대책을 요구했다.
장영달의원(민주)은 『작금의 교육비리는 진실한 교육의 부재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참교육을 하자는 전교조를 적대시하고 부정한 교육브로커가 기승을 부리도록 방지하는 현실에서 부정은 예정된 것』이라고 전교조 교사복직을 주장.
김인영의원(민자)은 광운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예외없는 관련자 구속·원칙에 입각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여야없는 신랄한 비판과 교육부 관계자들의 주눅든 모습에서 총체적 부패의 실상과 부패척결의 당위성을 거듭 거듭 느낄 수 있다는게 상임위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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