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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대전시지회 쌀수입저지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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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대전시지회 쌀수입저지 결의대회

입력
199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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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대세론자 비교우위론자 악덕수입업자/3대 죄인 심판집회/클린턴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도『피고 대세론자는 쌀시장개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흐름이라며 국민을 현혹하고 농민을 분노케했다. 네죄를 아는가』

『예,깜박 착각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피고를 시베리아로 10년간 유배한다』

13일 하오 3시 대전역 광장에서 5천여명의 시민·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농협대전시지회(지회장 김은호) 주최 쌀수입 개방 저지 결의대회중 「3대 죄인심판」이라는 촌극이 벌어졌다.

법복까지 입은 재판장은 『값싼 외국농산물을 수입해 먹는 것이 이익이라고 주장한 비교우위론자 피고를 소말리아로 10년간 유배한다』고 비교우위론자에게도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장이 마지막으로 등장한 악덕수입업자에게 『피고는 농민의 희생으로 부자가 됐으면서 떼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외국농산물을 마구 수입,농산물 값을 폭락시키고 국민건강을 해친 죄가 누구보다 크다』고 준엄하게 꾸짖자 광장의 군중은 『옳소』하며 박수를 쳤다.

기세가 오른 재판장은 『피고를 유황불이 펄펄 끓는 지옥으로 영원히 추방한다』고 선고했다.

촌극에 이어 대전 동도국교 2년 성민제군(9)이 나와 비장한 어조로 장문의 편지를 낭독했다.

『클린턴 대통령아저씨께. 농사를 평생 지어온 저희 아버지께서 요즘은 농사를 짓고 싶지 않다고 푸념하십니다… 가난한 우리 농민을 위해 수입개방 압력을 철회해 미국과 오래오래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순간 주름투성이 농민들의 눈가에는 물기가 번졌다.

대회가 끝난후 참석자들은 피켓과 만장을 들고 시내 중심가에서 1시간 가량 가두캠페인을 벌였다.

『줏대와 배알이 있는 민족은 영원합니다』 『쌀은 겨레의 얼이며 농촌의 민족의 터전입니다』

주말을 맞아 거리를 메운 시민들은 농민들의 피켓을 심각한 표정으로 읽으며 무언의 호응을 보냈다.<대전=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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