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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양성화땐 따르겠다”/최종현회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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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양성화땐 따르겠다”/최종현회장 일문일답

입력
199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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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경쟁 방지·중기와 갈등해소에 주력/“재벌해제 쉬운 문제 아니다” 완곡한 반대전경련 21대 회장에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앞으로 전경련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전임 유창순회장이 비오너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채 재계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5위의 기업군을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재계의 뒷받침을 업고 정부나 정치권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회장이 이같은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계에 대한 국민일반의 불신을 씻어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 회장이 취임사와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재계의 자기개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제거하지 않은채 정부나 정치권에 일방적인 요구만을 할 경우 『전경련은 기업이익만을 대변하는 집단이라는 비난에서 영원히 못벗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와함께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정치에 오염된 재계를 기업활동에만 전념토록 하고 분열된 재계를 단합시켜야하는 과제도 안고있다.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해 과거처럼 정치권을 등에 업기위해 노력하거나 직접 정치에 뛰어들 경우 재계에 대한 국민의 외면은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기자회견 내용.

­재계의 자기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전경련안에 자율조정위원회를 설치,기업간의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소비자보호운동을 펼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갈등해소에 주력할 예정이다.

­정치자금에 대한 전경련의 방침은.

▲동양권에서는 정치자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정치권에서 정치자금 모금에 관한 규칙을 새로 정하면 이에 따르겠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우리경제에 대한 진단은.

▲정부가 총수요관리를 지속하는 바람에 금융공급이 줄었으며 금리가 치솟아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다행히 최근 금리는 내렸으나 통화는 앞으로 더 원활히 공급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 최근들어 노사분규가 크게 줄어든 것도 국제경쟁력 회복에 희망적인 요소이다.

­제2이동통신사업은 계속 추진할 것인가.

▲이동통신에 참여하는 것은 새정부가 정하는 룰에 따르겠다. 새정부가 전경련에 구성될 자율위원회에 이 문제를 맡길경우 이에 응할 것이며 전번처럼 경쟁에 맡길 경우에도 다시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재벌해체나 경제력 집중 해소방안은.

▲우리나라의 경제력 집중은 경제발전 단계에서 불가피한 것이었다. 또 경제력의 집중에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점도 있다.

재벌해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본과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벌이 해체되면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다.

­금융자율화가 추진되고 있다. 기업의 은행경영 참여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금융산업은 기업활동이다. 금융업이 개인사업화되는 것은 피해야 하나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대기업의 참여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근 장남이 미국에서 거액의 현금을 소지했는데도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아들이 미국에서 돌아오면 확실한 경위를 알아보겠다.<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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