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원조확대 미끼 “잠재시장 선점”미테랑 대통령은 9일부터 12일까지 베트남·캄보디아를 공식방문,인도차이나반도에 대한 프랑스의 복귀를 상징적으로 과시했다.
미테랑은 75년 베트남전쟁 종료이후 베트남을 공식방문한 최초의 서방지도자가 됐다.
그의 베트남 방문 목적은 역사적으로 식민지 경영의 과거사문제를 매듭지으면서 현실적으론 이 지역과 동남아에 대한 프랑스의 영향력 강화와 경제적 진출을 위한 거점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
베트남과의 관계회복은 미테랑이 국내 일부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54년 프랑스군이 인도차이나전쟁에서 대패한 디엔 비엔 푸 계곡현장을 방문한데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곳에서 『인도차이나전쟁은 프랑스의 실수』라고 말했다.
미테랑은 방문기간동안 이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연고권」을 직간접으로 서방에 강조했다. 그가 베트남의 개방과 국제사회에의 참여를 돕기위한 서방의 자세변화를 강력히 촉구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미테랑은 『프랑스가 베트남과의 화해를 보여준 최초의 서방국가가 된데 만족한다』며 미국의 대베트남 제재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조치는 「시대착오」라고 비난하고 『더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 구시대적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베트남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조치를 시행해오다 지난해 12월 미국 기업들의 현지영업소 개설과 계약체결 등을 허용,일부 완화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는 조속한 철회를 약속하지 않고있다.
베트남으로서는 미테랑의 공식방문이 주는 여러 효과들에 기대를 갖고있다. 미테랑의 방문은 베트남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고립을 벗어나기 시작한 첫신호가 된다. 또 구 소련의 경제원조 중단으로 야기된 어려움을 프랑스로부터 극복하고 시장경제체제로의 진입을 위한 서방의 투자확대 분위기가 조성될 것을 바라고 있다.
베트남의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경제적 활력 및 잠재력은 이미 서방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프랑스는 베트남의 개방을 도우면서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경제적으로 확대,동남아에 기반을 구축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베트남이 일본의 경제식민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베트남으로서도 일본의 경제예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프랑스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바라고 있다.
미테랑의 방문에는 외무,예산장관 등 5명의 각료와 2백여명의 대규모 기업인들이 동행,전화통신 사업합작 등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3천6백만달러의 대베트남 원조를 올해 2배로 늘리고 2억9천만달러에 달하는 베트남의 채무삭감을 약속했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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