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여고 53회 주축 최종걸교사에 “보은”/제자지도 온힘… 전시회 한번 못해/“37년 교직 헛된게 아니다” 눈시울전·현직 교사가 저지른 대입부정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11일 하오 서울 강남구 청담2동 791의 13 갤러리미건(대표 백영득)에서는 교직생활 37년을 한 학교에 바치고 이달말 정년퇴직하는 미술선생님을 위해 중년제자들이 주선한 개인전이 시작됐다.
개인전의 주인공은 56년에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자마자 진명여중고에 부임,줄곧 이 학교를 지켜온 최종걸교사(65·서울 종로구 옥인동 47의 153).
여고 64년 졸업생(53회)이 주축이 된 제자들은 선생님이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전 한번 못열고 학교를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스승의 첫개인전을 마련했다.
17일까지 계속되는 「위주 최종걸 한국화전」에는 이런 사제간의 정이 담겨있다.
『오래전부터 개인전을 권해도 「해야지」말씀만 하시다 늦게라도 개인전을 여시게 되니 이제야 제자의 면목이 섭니다』
중학교부터 6년간 최 교사의 지도를 받았으며 동문들과 연락,이번 일에 앞장을 선 김복순씨(48·64년 졸업·조소작가)는 자신의 창작활동도 미룬채 전시회를 주선해왔다.
『붓잡은지 45년만의 첫 개인전이라는 감회보다 교직생활이 헛된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뿌듯합니다』 미소를 지으면 주름살로 뒤덮이는 최 교사의 얼굴엔 제자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최 교사의 37년은 일과시간에 수업을 진행하고 일과후엔 미술반 학생들과 함께 하는 평범한 삶이었다. 그러기에 학생들로부터 변변한 별명도 못얻은채 많은 동료가 대학으로 떠나는 동안에도 묵묵히 학교를 지켰다.
그러나 담임지도를 받지도 않았고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적극후원에 나선 최황자씨(52·60년 졸업)는 『두드러지려는 사람은 많아도 꾸준히 자기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드문 세상에서 선생님같은 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최 교사는 남들이 다 그리는 실경산수가 비속한 느낌이 있다고 싫어해 이번 전시회에도 전통산수화 위주로 53점을 내놓았다.
최 교사는 여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멋쟁이선생님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모두가 학부모인 제자들은 최 교사같은 선생님들이 끗꿋하게 제자리를 지키는한 오늘과 같은 부정비리는 없을 것이라고 믿고있다.<이원락기자>이원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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