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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련의 교훈/최해운 싱가포르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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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련의 교훈/최해운 싱가포르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3.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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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유럽의 한 저명한 경제연구기관 조사보고서가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운 적이 있다.최근 말레이시아 신문에 실린 한 기사는 한국이 왜 말레시아에서도 뒤떨어지기 시작했는가를 절실하게 생각하게 한다. 「국회의원은 결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물어야 했다」는 제목의 기사 줄거리는 이렇다.

지난해 7월 볼보승용차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물지 않고 톨게이트를 빠져 나갔다. 도로 관리당국은 즉각 관계기관에 의뢰,조사한 결과 야당 국회의원의 차로 이 차안에는 의원외에도 당수가 함께 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로관리당국은 10월께 이들에게 통행료 청구서를 발송했다. 통행료는 고작 말레이시아화 5달러80센트(1천8백원 정도). 의원은 문제가 되자 통행료를 냈으나 당수는 도로상태가 엉망이어서 불편한 여행을 했기 때문에 통행료를 물 수 없다고 주장,소송을 걸려면 걸어보라고 끝까지 버텼다.

결국 경찰이 조사에 나섰고 범죄조사국 최고책임자까지 개입한 끝에 당수가 동승 국회의원이 통행료를 물기전에도 통행료 납부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도로관리당국은 이미 통행료가 지불됐고 영수증이 발급된 상황에서 더이상의 조치는 필요없다고 결론,사건은 일단락됐다.

국민소득이 우리의 3분의 1이 안되는 후발개도국 말레이시아가 우리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힘의 원천은 이처럼 맑아진 사회분위기가 아닐까.

부정부패를 척결,사회정의를 바로 세우지 않고 사회 경제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 들어설 정부가 부정부패의 척결을 서두르지 않고서는 「신한국」의 건설도,경제발전도 헛 구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정부 국민 모두가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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