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활기” 교직원 “어색” 상반/“매년 있던일” 부정관련 언급 없어『이제 막 생기발랄하게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을 보기가 왠지 모르게 민망스럽다』
10일부터 시작된 일부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의 표정은 무척 대조적이다.
연일 이 대학 저 대학으로 부정입시 파문이 번져가 교직원들은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반면 입시의 중압감을 훌훌 털어버린 학생들은 기대와 호기심으로 가득차있다.
10일 상오 10시 경희대 크라운강당을 가득 메운 8백여명의 신입생들은 경찰이 전날 이 대학에도 입시부정 관련자가 있다고 발표한 것엔 아랑곳없이 즐거운 표정이었다.
아직 고교생티를 벗지 못한 이들은 열심히 총장의 환영사에 귀를 기울였다.
오히려 1시간2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민주주의와 자유 행복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총장의 목소리는 분위기와 동떨어진 만큼 가라앉아 있었다.
행사때나 그 전후엔 아무도 입시부정을 말하지 않았다. 그 문제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말자는 것이 일치된 생각인 듯했다. 학과별로 점심을 먹을 때에도 대학생활에 필요한 질문과 대답만 오갔다.
경희대 총학생회의 한 간부는 『다 알고 있는 얘기를 끄집어 내기보다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 식구로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입생들도 올해 입시부정이 마지막 학력고사여서 더 심했을 뿐 매년 있었던 일이라는 눈치였다.
이런 체념과 불신을 가슴에 담은채 이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응원단의 현란한 시범 등 흥을 돋우는 프로그램과 과장된 학교자랑은 그래서 오히려 공허해 보였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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