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번의 촉구·일치단결 결의/“당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강조정주영대표가 9일 상오 의원총회에서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하자 국민당은 경악속에 침통한 분위기.
그러면서도 국민당은 이날 의총에 이어 최고위원·당직자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진로 등 대책을 논의했는데,일단 정 대표의 사퇴번의를 촉구하고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결의를 집약.
○…정 대표는 이날 상오 9시50분께 6남인 정몽준의원과 함께 광화문 당사에 나와 14층 집무실에서 10여분간 양순직 한영수 박철언 최고위원,윤영탁 정책위 의장 등으로부터 인사를 받았으나 말을 삼간채 굳은 표정.
정 대표는 이어 의총 장소인 12층 회의실로 향했는데,평소와는 달리 소속의원들과 악수도 나누지 않았고 보도진들이 회의장을 떠나기만 묵묵히 기다리는 모습.
정 대표는 회의 발언내용이 정계은퇴와 관련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0분만 기다리면 되니까 빨리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짧게 대답.
정 대표는 의총에서 『오늘부터 대표최고위원직을 사임한다』고 서두를 꺼낸뒤 『나는 앞으로 정치를 하는 것보다 경제발전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3분여에 걸친 정계은퇴의 변.
정 대표는 또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짧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잘못을 했다』며 『대선과정에서 김영삼·김대중후보를 개인적으로 공격한데 대해 충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피력한 것으로 황인하 부대변인이 발표.
정 대표는 이어 『여러분에게 참으로 미안하다』고 밝히고 『잘 상의해서 당을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당부.
정 대표는 이어 미리 준배해온 대표최고위원직 사퇴서를 즉석에서 제출한뒤 상오 10시10분께 정 의원과 함께 회의장을 퇴장.
정 대표는 쏘나타 승용차로 당사를 떠나 울산으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발.
정 의원은 정 대표를 배웅한뒤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일선에서 은퇴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오늘 아침 청운동 집에서 정 대표를 만났을 때 「마음이 편하다」고 하더라』고 정 대표의 심경을 전했다.
○…국민당 소속 의원들은 정 대표가 퇴장한뒤 양 최고위원 주재로 회의를 속개해 대책을 논의,주요 당직자들이 이날 하오 정 대표를 찾아가 대표최고위원직 사임을 만류하고 당에 복귀토록 설득하기로 결정.
특히 황 부대변인은 『의총에서 참석자들은 정 대표가 일선에서 후퇴를 한 것이지 정계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정 대표 발언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
이날 의총에서 한 의원은 『웬 날벼락 같은 얘기냐』라고 발언하는 등 대부분의 의원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
일부 의원은 『2선 후퇴,2천억원 기금조성 등의 요구와 정부의 탄압에 과연 대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는 동정론도 제기.
국민당은 이어 상오 11시부터 1시간여동안 14층 회의실에서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계속 논의.
회의가 끝난뒤 변정일대변인은 『정 대표가 설사 당을 떠나더라도 당을 굳건히 지켜나간다는데 완전히 뜻을 같이했다』면서 『따라서 국민당이 없어지는 일은 결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국민당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임시국회 개회식이 끝난뒤 소속의원 전원이 울산으로 내려가 정 대표에게 번의를 촉구키로 결정하기도.
한편 김봉옥씨 등 원외 지구당 위원장 15명은 이날 하오부터 당사에서 정 대표 은퇴선언 번복과 정부의 관권탄압 및 편파수사 중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
○…정 대표는 정계은퇴 선언후 당사를 떠나 수행비서 1명만 대동한채 아시아나항공 981편으로 이날 상오 11시40분께 울산공항에 도착,현대 영빈관으로 직행.
정 대표는 영빈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하오 4시께 행방을 알리지 않은채 헬기에 탑승,어디론가 잠행.<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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