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를 이야기할 때 현안중에 현안으로 꼽히는 것이 양국간 무역역조의 문제다.지난 65년 양국 국교정상화이후 계속 쟁점이 되어왔지만 이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일 무역적자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고 양국간에 몇가지 해결방안이 검토,논의되어 왔지만 해마다 늘기만 하는 대일 적자는 우리측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무역 「불균형」,기술이전 등을 논의할 때 일부 일본측 관계자들은 『한국의 수출이 줄면 대일 역조도 그만치 줄어든다. 그러니까 전적으로 한국 경제구조상의 문제』라고까지 극단론을 펴기도 한다. 전국으로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는 분석이다.
우리는 우선 다른 나라보다도 일본에 물건을 많이 팔야야 한다. 그런데 일본시장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일본은 각종 국제회의 등을 통해 『일본의 관세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막상 부딪쳐보면 그렇지가 않다.
일본 특유의 복잡한 기업계열,상관습 등이 사실상의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일본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우리와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8일 한국무역협회 동경지부가 발표한 「대일 수출경쟁력 현황과 93년 수출전망」은 그 심각성을 잘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종류의 일본연수 코스가 마련돼 있지만 일본시장의 특수성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은 없다.
이 보고서는 대만의 경우 정부가 대외무역 발전협회에 위탁해 무역인재훈련센터를 설립,2년 과정의 연수를 통해 무역실무는 물론이고 일본의 역사,상관습 등에 이르기까지 대일 무역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정부도 이미 지난해 국립 렌(RENNES)대학에 2년제 「일본전문」의 경영대학원과정을 설치키로 결정했고,미국까지도 대통령선거 때문에 주춤했던 정부·의회 관리들의 일본연수 법안을 다시 서두르고 있다.
우리도 언제까지나 일본측의 무성의를 비난하며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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