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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구도 정계개편 불가피/정 대표 은퇴 정국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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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구도 정계개편 불가피/정 대표 은퇴 정국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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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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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교섭단체 유지 촉각/민자 거대 여당 변모 가능성정주영 국민당 대표의 전격적인 정계은퇴 선언은 국민당의 진로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이와함께 대선이후 정가 일각에서 예측해온 정계개편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물론 국민당으로서는 「정 대표가 없는 당」으로서 자립하려는 노력을 보이겠지만 1년전 창당할 때부터 지금까지 철저히 정 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던 점을 고려할 때 비관적인 관측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14대 총선직후 한때나마 여소야대의 상황을 가져왔던 3당 구도는 다시 양당 구도쪽으로 선회하면서 김영삼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민자당이 거대 여당으로 변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자당으로서는 이제까지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부인해왔으나 정 대표의 정계은퇴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계개편이 이루어져 올 정기국회 이전까지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리라 보고 있다.

○…정계개편의 속도와 범위는 일차적으로 국민당이 정 대표가 빠진 공백상태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정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창당이후 흔들림이 없었던 당의 지도체제가 위기국면을 맞게 됐다는 측면도 있으나 무엇보다 당의 진로를 불투명하게 하는 것은 자금문제이다.

정 대표의 정계은퇴가 지금까지 해왔던 자금지원이 더이상 없을 것임을 뜻하게 될때 아직 자립기반이 닦여 있지 않은 국민당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사실 국민당은 창당이래 지금까지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대략 2천억원의 자금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전적으로 정 대표의 호주머니에 의존해왔다. 또한 정 대표의 정계은퇴는 국민당과 현대그룹의 결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국민당 내부에서는 당원들이 당비를 모금해 당의 활로를 찾는 한편 정 대표에게 자금지원을 설득해 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 대표가 지난 대선기간에 약속했던 「공당화를 위한 자금출현」을 상기하면서 정 대표가 비록 당을 떠나더라도 자금문제까지 철저히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의 정계은퇴로 인한 충격파가 소속의원의 개별 탈당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미 창당 1주년 기념일이었던 8일 이호정의원(수원 장안)이 탈당한데 이어 9일에는 송영진의원(당진)이 탈당한바 있다.

이와함께 주로 초선의원들 가운데 지난 총선전에 민자당 공천을 신청했던 인사를 포함,10여명이 동요를 보이고 있어 향후 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경우 현재 33석의 국민당은 자칫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협받는 현실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창당파 가운데 당직을 맡고 있는 다선의원들과 민자·민주당을 탈당,국민당에 들어간 입당파 의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에 일단 「국민당 자립」 노력의 중심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정계은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민자당은 국민당 의원들의 개별 탈당에 따른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자당은 정 대표와 국민당이 지난 대선에서 보인 금권선거에 대한 상당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자당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국민당의 고사를 꾀하거나 의원들에 대한 적극적 영입교섭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정계개편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런 모양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실제로 현재 국회의석과 반수를 점하고 있는 민자당은 지난 13대 총선이후의 민정당 때와는 사정이 달라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할 급박함도 없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국민당에서 탈당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도 민자당은 개별적으로 영입할 방침이나 장기적으로는 양당 구도가 재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 대표의 정계은퇴가 정계개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어차피 양당 구도로 가는데는 반대할 이유가 없으나 거대 여당의 출현에는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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