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아프고 나니까 행복의 기준도 바뀌고 돈에 대한 관심도 하찮게 느껴졌다』광운대 입시부정 사건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준 조무성총장(54)은 87년 불치병인 중피종(일종의 암)으로 2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으나 2년간의 투병끝에 새 삶을 찾은뒤 기회있을 때마다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고 되뇌었다고 한다.
조 총장은 특히 투병중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인 이희원씨(49)의 신앙심에 감명을 받고 기독교인이 됐으며 91년 11월에는 사재 30억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아 찬사를 받았다.
조 총장은 당시 헌납식에서 『사학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 당사자의 책임의식과 자립의지』라며 『재정난을 이유로 부정입학을 호도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랬던 조 총장이 입시부정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조 총장을 믿고 따라온 교직원 학생들은 『죽을 고비를 넘고 사재까지 털어놓은 조 총장이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질렀겠느냐』며 『직접 지시를 했다해도 학교를 위한 부득이한 사정 때문에 오판을 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대부분의 광운대 관계자들은 조 총장을 온화하고 겸손한 성격에 가족적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욕심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 학교운영이 지나치게 폐쇄·보수적이라고 비판하는 교직원들도 인간적 도덕적 문제에 대해 비난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조 총장을 여러차례 취재했던 광운대 신문편집장 최창문군(21·화공과 2)은 『조 총장은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학생들도 호의적인 편이었다』며 『만날 때마다 투박하고 어눌하지만 진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결국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과 믿고 따르던 사람들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배신감을 안겨준 것이다.<이종수기자>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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