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선서 여전히 “종횡무진”/5차례 경륜토대 청와대 입성/김 차기 대통령/14대 패배 설욕 다짐… 지역구 관리 심혈/김용채·김현규씨/정계 「차세대 주자」로 맹렬활동/이기택·김원기씨「막후조정자」 「의사당의 꽃」 「교섭과 대결의 지휘자」…. 야당 원내총무에 부가되는 수사는 이처럼 다양하고 화려하다. 이 화려한 수사들은 야당 원내 총무의 위상과 역할이 지대함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들은 정치의 최일선에 서서 때론 여당과의 협상을 주도하기도 하고 때론 한판승부의 선봉역할을 맡기도 했다. 때문에 야당 총무들은 작게는 정치기류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풍향계 역할을 했으며 크게는 헌정사의 마디마디에서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파행과 굴곡의 헌정사에서 야당 총무는 「저항의 대표선수」. 그래서 핍박을 받기도 했다. 거센 외압앞에서 주춤거린 인물들은 냉혹한 국민심판을 받았으며,당당하게 맞선 인물들은 승승장구,정치주역으로 성장했다.
총무자리를 통해 욱일승천한 대표적 인물은 바로 김영삼 차기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 야당 총무가 대통령이 된 엄연한 사실은 시대의 물줄기가 얼마나 크게 변하고 있는지를 웅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제헌국회부터 13대까지 야당 총무직을 맡았던 의원은 모두 42명(구락부나 회는 제외). 이들중 7명은 야당 총무자리를 2회씩 역임했으며 3회 이상의 기록자는 3명이다.
최다 원내 사령탑의 기록은 김 차기 대통령. 6,7대에서 5차례나 총무직을 역임,60년대 야당 총무의 대명사로 불렸다.
▷고재청◁
5공의 「규격정치」 시절(81년 4월14일∼82년 2월12일) 민한당 원내총무를 맡았던 고재청씨는 한마디로 유유자적한 정계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 평소에는 자택에서 붓글씨를 쓰고 날씨 좋은 날이면 필드에 나가 골프를 한다. 그의 골프구력은 33년이고 핸디는 싱글(9)로 프로급. 때문에 그와 골프치기를 원하는 정치원로·동창들은 무척 많은 편.
고씨가 벗하는 골프멤버는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이중재 전 신민당 부총재·김수한 전 신민당 부총재 홍성철 전 대통령비서실장 그리고 서울대 동창회·헌정회 골프회·무등산 구락부 회원들이다.
이달말이나 내달초에 일본·동남아를 들러 현지의 경제흐름을 알아볼 예정이다. 외유후에는 미 조지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따고 귀국,S물산에 입사한 아들(유석)을 장가보내기 위해 며느리감 물색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용채◁
14대 총선후 정무장관까지 역임하다 재검표 결과 당락이 뒤바뀌는 불운을 맛본 김용채씨(12대 국민당·13대 공화당 총무)는 마치 정치 초년생처럼 지구당 관리에 열심이다.
그의 일과는 새벽 6시부터 시작된다. 김씨는 수락산·불안삼 등을 돌며 새벽 등산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낮에는 지구당 사무실에서 수많은 민원인 등 내방객들을 면담한다.
또한 1주일에 7∼8건의 주례를 서고 거의 매일 저녁 상가를 방문하고 있다. 주변에선 『김씨가 14대 선거 때보다 더 뛴다』고 말할 정도다.
대신 민자당 중앙당사나 공화계 수장인 김종필대표에게는 가급적 가지 않고 있다. 정권이양기에 가능한한 잡음을 줄이기 위한 자기 절제라는 설명. 그러나 새 정권이 출범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순환도로의 상계동 연장 등 주민 숙원사업을 이룰 수 있도록 중앙당 차원의 활동도 재개할 계획이다.
▷김현규◁
12대때 신민당·민주당의 원내총무를 역임했던 김현규씨는 향후 행보를 어떻게 할지를 고심중이다. 14대 총선때 민주당 공천으로 마포을구에 출마,낙선한뒤 지난 대선 당시 민자당에 입당한 그는 여전히 과거 화려했던 의정활약으로 복귀를 꿈꾸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에 개인사무실을 내고 구 통일민주당 사람들을 만나 정치흐름에 대해 토론하는게 주된 하루일과.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받는다는 김씨는 일단 정치상황의 전개를 심사숙고하며 지켜본뒤 진로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씨는 귀가한후에는 주로 토정비결 등 역사소실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송원영◁
송원영씨는 9대와 유신직전 10대인 79년 신민당 원내총무를 지낸 역사의 산증인. 때문에 정계은퇴후 그는 주로 한국정치사의 격변에 관한 글을 신문·잡지에 자주 기고해왔다.
지난해 1년동안 「월간 동화」에 「정치 뒤안길로 사라진 사람들」이라는 글을 연재한 후로는 잠시 집필을 쉬고 있다. 매일 친구들을 만나며 인근 산으로 자주 등산을 가 건강을 다지고 있다.
▷임종기◁
임종기씨는 5공의 규격 정치속에서 민한당 원내총무로서 민정당의 이종찬·국민당의 김종하총무와 비교적 원활한 협조관계를 유지,11대 국회를 원만히 이끌었다.
임씨는 정계에선 완전히 은퇴한 상태이며 대신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신사동 개인사무실에서 소일하며 취미생활을 겸해 인사동에 서울시 미술전시회를 차려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가끔 미술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13대이후 야당 총무를 지낸 의원들은 현재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며 자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평민당 원내총무였던 김원기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포스트 김대중」을 겨냥한 차세대 거물로 도약중이다. 역시 평민당 총무였던 김영배의원은 평민당 최고위원이 돼있으며 허경만의원은 국회 부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신기하의원은 다선의원의 관록을 쌓아가고 있다.
통일민주당의 총무였던 최형우의원은 민자당 실세로 부각돼있으며 이어 총무직을 맡았던 이기택의원은 현재 민주당대표로서 대선패배후의 야권 진로모색에 여념이 없다.
이처럼 원내총무를 역임한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정치활동의 상승곡선위에 서 있다. 이들중 또다른 YS가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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