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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회,이것을 꼭 해내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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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회,이것을 꼭 해내라(사설)

입력
199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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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간의 순조로운 대화를 통해 새해의 첫 국회가 드디어 9일 개막된다. 회기는 오는 28일까지 20일간으로 결정했고 막판 신경전으로 줄다리기를 하던 정당 대표연설은 이번에는 생략하기로 했다. 대신 4월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신임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함께 정당 대표의 연설을 듣는 것으로 일정을 잡은 것은 잘한 것 같다.이번 국회는 어차피 노태우대통령의 임기만료와 아울러 새 정부의 공식출범이라는 계기에 맞춰 열리는 것이어서 모양을 갖추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민자 민주 국민당도 제각기 속셈이 다르긴해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이번 국회는 김영삼 새 대통령 정부의 출범요건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노 대통령 재임 5년의 공과를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회에 나와서 정부 대표로 답변해야 할 현승종총리나 장관들은 모두 중립내각의 각료들이다. 선거중립 내각이라고 해서 선거관리만 전담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 팀을 상대로 6공 5년의 전반적인 문제를 추궁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특별한 문제제기가 있을 경우 국회가 새 정부와 함께 따로 논의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가 6공 청산의 공식무대가 되기도 어려운 동시에 새 정부의 개혁 청사진을 따져보는 기회가 되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 문제는 새 정부의 새팀에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보면 이번 국회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선거중에 생긴 갖가지 문제들을 정리하는 것만해도 작은 일이 아니다. 정주영대표까지 기소된 현대그룹의 선거운동은 과연 괜찮은 것인가. 이를 단속한 정부 당국의 처사는 과연 국민당의 주장처럼 야당탄압인가. 정부 당국의 선거사범 처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과연 공정했다고 할 수 있는가.

선거후유증 뿐만 아니다. 얼마전부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입시부정 파동은 도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대학과 교육계의 부조리는 정말 난치병인가. 부패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사회전체의 비리구조는 정녕 불치병인가. 의원들은 이런 문제를 따지면서 지위와 명예가 높고 권력과 돈이 크고 많은 쪽에 한국병 환자가 더 많다는 사실을 스스로 반문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눈을 밖으로 돌려 세계무역 대전에 대비한 전략을 논의하는 일도 급하다. 그동안 공사무로 세계 각국을 다녀온 의원들도 많을 것이고 특히 클린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다녀온 수십명의 의원들은 현지에서 경제전쟁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왔을 것이다.

날이 새면 도산소식만 전해지는 중소기업의 어려움,불려도 불려도 끝이 없는 재벌기업의 이기주의적 팽창,그 와중에서 골탕먹어야 하는 일반 서민의 민생고도 이번 국회에서 시원하게 짚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동안 논의되어온 정부부처의 통폐합 축소조정 개편문제도 새 각료명단 발표전에 이번 국회에서 일찍 결론을 내어 새 정부가 새 출발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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