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매각추진… 택지로 될듯/대원·청운각이어… 삼각시대 “끝”/경기 좋을땐 호스티스 300여명70년대이후 권문세가와 외국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장안최고의 요정 삼청각이 개업 21년만에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72년 남북 조절위원회의 연회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삼청각(서울 성북구 성북동 330의 115)이 경영난으로 옥호를 내리기로 한 것.
삼청각대표 한태귀(57)·이정자씨(55) 부부는 최근투자가 3명에게 삼청각 부지 및 건물을 매매키로 하고 계약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삼청각의 매입희망자들은 요정을 폐업하고 6천여평의 대지에 자연경관을 살려 단독주택 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각은 이미 갈비집으로 전업했고 청운각 자리에도 교회 등이 들어서 북악산 자락의 요정 3각 시대는 머잖아 막을 내릴 전망이다.
삼청각의 정확한 흥정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북동의 공인중개사들에 의하면 총 2백60억원선. 이정자씨와 대원각 주인 경자씨(52) 자매가 지난 83년 22만달러 밀반출 및 탈세사건에 연루돼 삼청각을 팔려고 처음 내놓았을 당시의 시세는 70억여원이었다.
삼청각은 지난 72년 남북 조절위원회와 남북 적십자회담에 때맞춰 지어졌다.
소유주는 이정자씨 였으나 당시 중앙정보부가 설계와 토지 매수 등을 주도했다. 한때 본관특실에는 북한을 잇는 직통전화까지 개설돼 있었다.
설계당시 주변하천과 도로 등 시유지 8백여평도 경내에 들어 있었다.
6공 출범후 서울 성북구청은 이 땅을 무단점용 했다는 이유로 이씨자매에게 부당이득금 6천8백만원을 부과했다가 패소한적이 있다.
삼청각은 천추당을 비롯한 한옥본관과 별관 등 5채 건물을 갖추고있다.
메인홀에는 한꺼번에 6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대규모 연회예약이 끊겨 10년째 거의 사용된 적이 없다.
전성기 삼청각에는 상주하는 호스티스만 3백여명에 달했으나 최근들어서는 단체손님 예약이 있을 때만 따로불러 손님을 접대하개 됐다.
음식값은 한정식이 1인당 13만원,술값은 국산양주 한병에 8만원을 받고있다. 지난해부터는 불경기와 기생관광 단속 여파로 주고객 이었던 일본관광객의 발길마저 뜸해져 50∼60명의 남녀 종업원들도 곧 새일자리를 찾아야 할 처지다.
개업당시부터 일해온 삼청각 지배인 김갑중씨(51)는 『삼청각 출신이라면 어느 요정에서나 모셔가던 시절이 있었다』며 『이제 대형요정은 종로3가 D요정 밖에 남지않았고 그나마 고급 룸살롱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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