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 난망… 미와 무역전쟁 부를듯92년도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 1천억달러선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6일 대장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에 비해 무려 61.3%가 늘어난 1천1백76억1천5백만달러를 기록,과거 최고치였던 지난 87년의 8백70억1천5백만달러를 훨씬 넘어섰다.
87년의 흑자는 85년의 「플라자합의」에 따른 급격한 엔고현상 때문에 달러표시 수출액이 크게 늘어난 탓이었다.
그후 일본 국내 경기의 확대에 따라 수입이 늘어나면서 90년에는 흑자가 3백58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91년이후 거품경제의 붕괴와 함께 경기가 후퇴하고 수입은 감소로 급변,흑자가 또다시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장성은 6일 발표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현재의 수준에서 극적으로 감소할 것은 기대할 수 없다』고 대폭적인 흑자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에 비해 7.9% 증가한 3천3백8억4백만달러였다.
자동차·컴퓨터·반도체 등이 특히 호조를 보였다. 이에 비해 수입은 오히려 전년보다 2.6%가 감소한 1천9백82억1백만달러였다. 철강 및 석유관련 제품 등의 수입이 부진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액은 전년에 비해 28.7% 늘어난 1천3백26억3백만달러나 돼 역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여기에 과거 경상수지 흑자 축소에 큰 역할을 해왔던 무역외 수지의 적자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무역외수지는 1백3억달러가 적자로 적자폭이 전년에 비해 41.7% 줄어들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늘어났지만 해외기업으로부터의 배당수입 증가 및 일본은행들의 해외로의 이자지급 감소 등이 원인이다.
이같은 일본의 흑자규모는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 3개국의 적자를 모두 합친 액수에 해당된다.
작년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측정에 따르면 92년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5백61달러,이탈리아는 3백18억달러,독일은 2백58억달러 등이었다.
때문에 일본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쏟아지는 비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일본 대장성은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막대한 자금에 대해 『외환준비고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증명됐듯이 일본이 국내에 흑자를 쌓아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장성은 ▲흑자는 일본은행들이 그동안 해외에서 빌렸던 단기 채무를 갚는데 사용,국제경제에 환류되고 있으며 ▲흑자확대는 환율요인에 따른 것으로 수출드라이브 때문이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국제적인 비난이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초대규모의 흑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세계의 비판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일본정부는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수확대에 노력할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 또다시 금리를 최저수준으로 인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2%만 높아져도 수입확대 효과는 40억달러에 불과해 「내수확대」가 어느정도 효과를 낼지 의문시되고 있다.
때문에 일본 통산부는 5년간에 걸친 1천3백억달러의 자금환류 계획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들이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경우 일본의 흑자행진은 계속되고 미국과 유럽공동체(EC) 등과의 무역전쟁위기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동경=이상호특파원>동경=이상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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