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의정 첫발… 진보적 성향/“북한핵 억제·아시아 시장개방에 주력”미 하원의 신임 아태소위원장 개리 에이커만 의원(민주·50)은 그간 10년 가까운 의정활동에서 정부측을 매섭게 추궁해온 관록있는 의원이다. 그러나 관록에 비해 그간의 업적은 주목할만한게 별로 없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지금까지 유태인 이민이나 에티오피아 구호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가 아시아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가 일약 「아시아의 실력자」로 불리는 아태소위 위원장에 발탁되자 아시아 주요국가들이 그를 보는 눈이 갑자기 달라졌다.
대통령취임 직전 워싱턴의 제퍼슨호텔에서 열린 위원장 취임축하 리셉션에 한국·싱가포르 대사 등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아태소위원장의 위치를 실감케 했다.
뉴욕 퀸즈의 롱아일랜드 출신인 에이커만 위원장은 10%에 달하는 아시아계 유권자를 의식,우편과 공직 소위 위원장 대신 아태소위를 택했다는 후문이다.
에이커만 위원장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지금은 외교가 활성화되는 시대』라고 아태지역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한뒤 『세계에서 가장 급변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책입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점심을 일식으로,저녁을 중국식으로 즐길 정도로 아시아 음식을 좋아해 개인적으로 아태소위를 택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솔라즈 전 위원장과는 대조적인 그의 소탈한 성격과 서민적 풍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에이커만 위원장은 의정활동중 몇차례의 외유기간중에도 각국의 우표수집에 몰두할 만큼 우표수집광이며 외유기간중 재담과 유머로 동료의원들의 호감을 샀다고 한다.
뉴욕 퀸즈대학을 졸업한 에이커만은 한때 사회과목 교사와 주간지 발행인을 지냈고 주상원의원을 거쳐 83년 등원했다. 그의 하원 입성에는 같은 퀸즈 태생으로 친구였던 쿠오모 뉴욕지사의 도움이 컸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원 표결에서도 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85년 20만달러 규모의 예산이 소요되는 뉴욕시립학교에 결식아동 구제운동에 앞장섰고 90년 국기모독 금지법안이 제출됐을 때 성조기로 만든 수영복을 들고 나와 반대의견을 피력한 사례 등이 유명하다.
한편 에이커만의 위원장 선임으로 아태소위는 뉴욕 출신의 전유물이냐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솔라즈 전 위원장뿐 아니라 솔라즈의 전임인 레스터 월프까지 뉴욕출신인 것을 보면 이같은 불만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불만은 쓸데 없는 일이기도 하다.
대부분 의원들은 정치적 목적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위한 이권사업을 따낼 수 있는 공공부문 위원회나 군사시설 유치에 관여할 수 있는 군사위를 선호하는게 상례이다. 따라서 권위적인 외무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의회 관계자는 『뉴욕,캘리포니아,플로리다 등 외국출신 유권자가 많은 지역 출신의원들은 외무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에이커만은 이에대해 『지금까지는 능력에 의해 선임됐지만 내 경우는 순전히 행운』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두 전임자가 재선에 실패한 선례에 관심을 표명하며 『낙선의 관행을 없애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정주영 국민당 대표 등 한국 고위관계자들도 참석했던 제퍼슨호텔에서의 위원장 선임 축하연에서 에이커만 위원장은 북한의 핵억지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북한·중국 등 아시아 공산정권에 대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과 인권문제와 미국상품에 대한 아시아 시장개방 문제의 중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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