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치권힘 안빌려야 정치자금 없애/유화등 대기업 중복투자 되풀이 말아야”/“유교관습… 3대까지 적정 부세습 보장을”유창순 전경련 회장은 5일 『현재의 경기침체가 적어도 금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며 이는 현 경제팀이 경기가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안정시책에만 계속 집착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또 석유화학 등 주요산업에 대한 대기업의 중복 및 과잉투자가 우리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재벌들은 자율적인 노력을 기울여 이로인한 국가적 손실을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일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에게 전경련 회장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하게 되는 유 회장은 이날 고별기자회담에서 『6공정부는 우리 경제가 최정점에 있었던 지난 88년의 실적만을 믿고 북방 등 외교에만 치중하고 경제는 등한시하는 바람에 지금과 같은 어려운 여건을 맞게 된 것 같다』고 회고하고 『경기가 안좋을 때일수록 경기상승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현 경제팀은 안정시책만을 고집하고 있어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현 경제팀은 그동안의 거품제거 노력으로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자신은 빨라야 오는 하반기에나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자금 모금과 관련,유 회장은 돈 안쓰는 정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기업인 스스로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이에 앞서 기업들은 어려울 때 정치권 등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이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재벌들이 국가경제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경쟁적으로 이 부문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스스로 억제할 수 있는 자율성에 익숙하지 않으면 다른 분야에서도 이같은 양상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회장은 특히 자동차부문에 대해 벌써부터 중복,과잉투자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경련은 특히 이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경제력 집중문제는 소유의 집중을 억제하는 것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엄격히 부과하되 유교적 관습이 뿌리깊은 우리 실정에서는 창업자로부터 3대까지는 적정한 규모의 부의 세습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정숭호기자>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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