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지수 기지개… 설비투자도 “꿈틀”/내수용출하·소비도 상승무드/“수출전망 어두워 낙관은 금물”국내경기가 긴 「겨울잠」에서 과연 깨어날 것인가. 정부당국이 분석한 통계지표로는 춘삼월이 되면 침체될대로 침체되어 있는 국내경기가 기지개를 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3개월 후의 경기상태를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지수(12월기준)가 1.8%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적어도 지수상으로는 경기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좋은 징조가 보인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점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우리경제의 원동력인 수출경기가 아직도 꽁꽁 얼어 붙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국면의 전환여부와 관련한 논란이 일 때마다 통계당국의 예측이 적중한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경기선행지수에 대한 신뢰성이 아주 낮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2년 12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 소비 투자의 각종 지표가 작은 폭이나마 회복세로 반전,경기선행 지수의 전월대비 상승률이 11월 1.7%에서 12월에는 1.8%로 0.1% 포인트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산업생산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이 11월에는 마이너스 1.4%를 기록했으나 12월에는 0%로 높아졌다. 증가율 0%는 이 자체가 현상유지를 뜻하는 것이지만 전월보다 감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기추세에 있어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투자도 지수상으로는 늘어날 기미다. 대표적인 투자지표인 건축허가 면적이 10월과 11월에 이어 12월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2월의 건축허가 면적이 전년동기 대비 1백40.3%(2.4배)나 증가했다. 설비투자에 있어서도 국내 기계수주가 전년동기 대비 27.2% 신장했다. 특히 자동차 조선 등 민간제조업의 국내기계 수주 증가율이 지난해 3·4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반전됐다.
내수경기의 호·불황 여부를 점쳐주는 내수출화와 소비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내수용 출하의 증가율이 11월 마이너스 1.0%에서 12월에는 3.2%로 4.2% 포인트,도소매 판매증가량도 3.7%에서 4.6%로 0.9% 포인트 상승했다. 재고도 줄었다. 생산자제품 재고 증가량이 11월 8.8%에서 12월에는 4.3%로 둔화된 것이다.
경제기획원의 장승우 기획국장은 이와 관련,『국내경기가 내용면에서는 어느 정도 회복국면에 진입해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수출출하 증가율이 11월 5.4%에서 4.2%로 낮아졌다. 향후의 수출전망을 낙관할 만한 지표가 하나도 없다. 수출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통계청에서도 봄이 되어 경기가 살아난다면 그것은 건설경기를 주축으로 한 내수신장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회복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건설경기부터 시작되는게 이제까지의 경험이다. 그러나 수출주도형 경제인 우리나라에서는 건설경기 회복이 수출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불가능하다. 또 업계의 투자의욕이 되살아 나는데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건설경기 회복이 수출경기 회복에 어느정도의 자극을 줄지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한편,지난해 4·4분기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0%로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80년 3·4분기(마이너스 2.9%)이후 분기별로는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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