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시위가 드물기로 유명했던 광운대는 안에서 곪아 터졌다.친인척의 대학입시 부정개입 사건이 드러난 광운대 본관 2층은 4일 방학중인데도 벌집을 쑤셔놓은듯 했다.
이날 상오 9시부터 교수 회의실에서는 교육부 감사반의 감사가 시작됐으며 직원들은 초조한 모습으로 사태추이를 지켜봤다. 그들은 대부분 전혀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같은시각 부총장실에서는 교무위원회 긴급 회의가 열렸으나 발표내용은 예상대로 자발적인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교측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진상을 조사하겠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조무성총장은 심장병 치료관계로 미국 체류중이며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교무처장은 도피한채 교무처장실은 굳게 닫혀 있다. 컴퓨터 조작 성적변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전자계산소 운영부장도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3일밤 카메라 기자들이 들이닥치자 한 교수는 『당신들은 초상권도 모르느냐』며 일단의 청년들을 앞세우고 몰아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어찌 비리가 우리 대학뿐인가. 정확히 조사한다면 사립대 대부분이 벌집을 쑤셔놓은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 직원은 『그동안 친인척 비리가 계속돼도 유아무야로 넘어가 대학교수,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다』며 『재단측 집안이 치맛바람을 일으키는데 어떻게 교무위가 뾰족한 대안을 내놓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건은 한양대 덕성여대에서 벌어진 대리시험 차원을 넘어 재단측 집안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밝혀져 사립대 입시에 많은 비리가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임을 보여주었다.
전날 본관 후기대 입시 합격자명단 게시판 주위에서는 이 학교에 지원했던 많은 수험생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이들중 이번 재단 친인척의 놀음에 피해를 당한 수험생은 누구였을까.
광운대는 합격을 했든 불합격을 했든 이 대학에 지원한 젊은이들에게 추악한 꼴을 보여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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