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조작을 통한 입시부정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컴퓨터에 의한 입시관리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컴퓨터에 의한 입시관리는 일손과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가동은 인간이 하기 때문에 입시관리 각 단계에서 부정의 소지는 많다.88년이후 입시관리가 대학에 위임되면서 자체 컴퓨터로 응시생들의 성적관리를 해온 대학들의 경우 내부자만 공모하면 부정의 가능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컴퓨터에 의한 입시채점과 사정은 우선 원서 OMR카드에 내신성적을 구멍을 뚫어 입력하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은 컴퓨터가 판독하는 단계부터 이론상 조작이 가능하다.
교수들의 주관식 문제채점에 이은 점수의 OMR카드 입력과 주객관식 점수 합산·입력과정에서도 부정의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점수 자체를 높여서 입력하기만 하면 컴퓨터는 그것을 근거로 합격여부는 물론 순위까지 자동 처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당시 이지관총장이 구속되기까지 했던 동국대 입시부정사건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입부정이 이 방법으로 저질러진 것이었다.
광운대 사건에서 추정되는 객관식 점수채점 과정의 부정도 두가지 방법이 있다.
특정 수험생의 수험번호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답안의 정오 여부와는 관계없이 합격 예상점수 이상이 주어지도록 하는 것과 아예 OMR 답안지 카드 자체를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커트라인 이상 점수를 미리 입력시키는 방법의 경우 사전에 프로그램을 만들어두어야 하고 답안지 대조에서도 쉽게 적발될 수 있는 허점이 있다.
OMR카드 자체를 바꿔치기 하는 방법은 합격권에 들도록 미리 잘 정리된 답안을 바꿔치기해 입력하면 되므로 더 쉽다.
OMR카드 바꿔치기는 사진·필적 등이 나타나지 않아 범행 당사자의 자백이 없는 한 증거도 찾기 어렵다.
컴퓨터조작에 의한 입시부정 방법은 이외에도 훨씬 다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광운대 전자계산교육원의 한 교수는 『이론적으로 모든 컴퓨터 채점·사정단계에서 조작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털어놨다.
또 이 대학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한 학생도 『고도의 컴퓨터 지식이 없이도 조작실무단계에서 얼마든지 점수조작이 가능하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판독보다 주·객관식 점수합산 단계에서 점수를 높여서 입력한 단순조작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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