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R카드 빼돌려 도주/작년 8월에도 태워버려광운대 부정입학은 달아난 조하희 교무처장(53)과 전영윤 교무과장(57)이 중심이 되어 이석윤 전산소 운영부장(59) 등 전산소 직원들의 협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은 4일 김순협 전산소장(46),이석윤 운영부장,최재청 운영계장(34) 등 전산소 관계자와 박주영 교무계장(39) 배재훈 수업계장(36) 등 5명을 연행,조사한 끝에 이들이 객관식 OMR카드를 바뀌치기 하는 수법으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조 처장과 김 과장이 이 사건이 언론에 처음 보도된 지난 2일 밤 10시께 황급히 학교에 들러 3박스분량의 객관식 OMR카드상자를 들고 자취를 감춘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이 2년동안 보관토록 돼있는 객관식 OMR카드 4만5천여장을 빼돌려 증거인멸을 위해 폐기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또 전산소 직원들이 이번 입시에서 교무과에서 밀봉된채 넘겨진 답안지와 점수 등을 단순히 채점,합산했다는 진술로 미루어 조 처장 등이 외부감사에 대비,교무처에서 답안지를 정리할때 답안지 바꿔치기로 성적을 조작한뒤 부정이 드러나자 또 다른 범행까지 드러날 것을 우려,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객관식 답안지 바꾸기를 통해 점수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 과장은 지난 2일 상오 정상출근뒤 같은날 저녁 부인(52)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좀 늦겠다』고 말한뒤 잠적,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또 박주영 교무계장이 『달아난 조 교무처장이 지난해 8월 「객관식 답안지를 태워버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지난해 입시에서도 이번에 드러난 1건외에 또다른 부정입학이 저질러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사 취재진이 확인한 광운대 입시성적 대장에 의하면 올 전기대 환경공학과에 합격한 윤모군(19·K고 졸)은 주관식시험에서 국어 4점,국사·수학·정치경제·영어·생물·물리 등 6과목은 0점,공업 4점,윤리 2점씩 맞는 등 최하위 점수였으나 객관식점수와 내신성적을 합친 종합점수는 3백65.7점으로 14명중 12등으로 합격했다.
또 후기 건축공학과에 합격한 조모군(24·K고 졸)은 주관식 수학·지리·공업·윤리·물리 등 5과목이 0점,국어·영어 각 2점,생물·국사 각 2점씩 맞았으나 총점 3백75.7점으로 26명중 23등으로 합격했다.
또 조군은 본사기자와 만나 주·객관식 모두 답안지를 써냈다고 말해 학교관계자들이 객관식 OMR카드 답안지를 새로 작성,전산채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합격자들은 모두 꼴찌에서 3∼4등 차이로 겨우 합격한 것으로 미루어 점수조작이 치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2일 상오 11시 대회의실에서 열린 입시사정회의에 김창욱부총장 등 33명이 참여한 사실을 밝혀내고 필요하면 이들 전원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미국에 심장병 치료차 체류중인 조무성총장이 당초 귀국예정인 13일보다 더 늦게 귀국하겠다고 4일 전화해왔고 20평 아파트에 사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해온 조 교무처장이 부정입학대금 3억여원 전액을 챙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조 총장의 관련여부를 캐기위해 재단통장과 조 총장·조 처장의 예금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OMR카드◁
Optical Mark recognition(광학표시판독) 카드의 약자. 주관식답안은 답안지 원고지에 기입,각 대학 교수들이 채점하나 객관식은 OMR카드의 답안번호를 수성사인펜으로 지우는 방식으로 표기,컴퓨터가 정·오답을 판독한뒤 미리 입력된 수험번호와 대조,자동채점하게 된다.
72년 전산처리 채점방식이 도입된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채점을 맡아왔으나 88년부터는 대학별로 컴퓨터채점을 해왔으며 90년 한성대에서 수험생의 점수를 합격선이 넘도록 컴퓨터에 조작,입력한뒤 OMR카드를 고쳐 적는 수법의 부정입학사실이 적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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