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대변혁 전조” “아니다” 학자들 이견/최근 3주일새 6차례 겨울폭풍/기온 영하서 영상 15도 급상승도독일을 비롯한 서유럽북부에서는 최근 3주일 사이에 6차례 겨울폭풍우가 휩쓰는 등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기상이변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이 이변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대변혁」의 전조인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기상이변은 지난달 5일 스코틀랜드를 강타한 폭풍 「라헬」 이후 이어지고 있다. 이 폭풍으로 시베리아선적 유조선 브래어가 스코틀랜드 북부 셰틀랜드섬 연안에 좌초,엄청난 해양오염사태를 빚었다. 그러나 이 폭풍직후 독일 등 서유럽북부 지역에서는 몇시간만에 기온이 영하에서 영상 15도로 급상승하는 이변이 나타났다.
이 이변을 가져온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류가 그린란드의 한랭성기류와 마주치면서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연속된 것이다. 1월12일 독일남부 뮌헨에서는 영상19도로 기온이 치솟아 1월 기온으로는 1백13년만에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동시에 트리에 지방에는 시속 1백30㎞의 돌풍이 몰아쳤고,슈바르츠발트지역의 프로이덴슈타트에는 평방미터당 66리터의 호우가 쏟아졌다.
이어 14일에는 아이슬란드로부터 폭풍 베레나가 북부유럽을 강습,독일북부에서 순간 최고시속 1백60㎞의 위력을 보였다. 이 돌풍의 위력은 컨테이너트럭이 전복되고 내륙의 베를린에서도 큰 나뭇가지들이 꺾일 정도였다. 이날 독일 북쪽 발트해에서는 폴란드페리선이 돌풍때문에 침몰,51명이 수장됐다.
24일에는 폭풍 아그네스와 바버라가 이틀간격으로 중부유럽 전역을 강타했다. 역시 시속 1백60㎞의 강풍속에 독일북부 질트섬의 한쪽이 해일에 씻겨 잘려나갔다. 또 함부르크의 유명한 어시장 일대가 완전히 물에 잠기고 엘베강둑 일부가 붕괴됐다. 폴란드에서는 집중호우로 2백여곳의 하천이 범람했다. 내륙 깊숙한 오스트리아 동부에까지 시속 1백㎞의 강풍이 몰아쳤다.
이어 25일부터는 기온이 떨어진 가운데 푹풍 카클라와 다니엘라가 잇따라 겨울밤에 난데없는 천둥번개가 치고,돌풍과 함께 우박과 눈이 북부독일전역을 휩쓸었다.
이처럼 연속되는 겨울철 기상이변에 대해 일부 기상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대변혁이 시작될 조짐』이라는 불길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북대서양지역의 겨울폭풍의 주된요인 즉,폭풍의 주에너지원은 대서양남쪽에 발생한 다습한 아열대성 기류가 북상하면서 차가워져 구름을 형성할때 습기에서 빠져나오는 열이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 포르투갈령 아조레스군도에서 발생하는 이 기류자체가 더워져 습도가 높아진다. 이에따라 북상후 북대서양에서 한랭기류와 만나 구름을 형성할 때도 한층 많은 열을 방출한다.
즉 아열대성기류의 온도상승은 한랭기류와 접촉할 때 발생하는 이른바 「폭풍구조」의 온도를 높인다. 이에따라 바람의 속도도 빨라져 결국 폭풍발생빈도가 잦아진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또다른 전문가들은 최근의 서유럽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와 무관하며,실제 「이변」도 아니라는 반론을 펴고있다.
이에따르면,온실효과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적도권보다는 북극쪽이 더 많이 받아 아열대성기류와 북극권기류의 온도차이는 오히려 적어진다. 따라서 북대서양 폭풍구조의 에너지원도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수록 줄어든다는 것.
또 장기적 기록으로 보면 최근 수백년간은 서유럽에 대형폭풍이 적었지만 13세기나 16세기에는 최근보다 훨씬 폭풍이 심해,폭풍과 지구온난화를 연결짓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쪽에 의혹을 두는 전문가들은 서유럽의 겨울폭풍이 최근 5년사이 갑자기 두배 이상 늘어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미국 동해안과 카리브해지역에서 지난해 8월의 「허리케인 앤드류」 등 1백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강력한 태풍이 불과 4년 사이 두차례나 발생한 것을 비롯,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따라 이들은 현재와 같은 기상이변이 계속되면 서유럽해안에도 카리브해의 허리케인 수준과 버금가는 강력한 폭풍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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