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총체적 부정증후군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 같다며 최근의 잇단 입시부정 사건을 본란에서 개탄한게 바로 어제였다. 마치 그런 걱정을 실증이라도 하듯 하룻만에 광운대 입시부정사건이 또 터졌다. 삐삐부정·휴대폰부정·대리시험 부정도 모자라 족벌경영 사학 광운대의 교주 친인척과 보직교수 합작의 입시성적 컴퓨터조작 부정사건마저 줄짓고 있으니 도대체 이같은 부정시리즈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절망감이 앞선다.광운대 사건이 더 충격적인 것은 지금껏 드러난 입시부정들이 일단은 학교밖의 관계자인 대리시험 조직·고교 교직자·학부모·수험생들에 의해 자행된 것인데 반해 이제는 입시를 관리할 대학 스스로가 바로 범인으로 둔갑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도둑을 잡을 사람이 바로 도둑이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사학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우리 대학교육의 장래에 짙은 먹구름을 던져주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으로 박두한 대학별 자율적인 본고사 실시와 학생선발 허용이 과연 이런 형편속에서 국민적 불신을 받지 않고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강력한 의문도 제기된다.
대리시험 부정사건도 부정입학 숫자가 8명으로 불어나면서 그 불똥이 작년 입시로까지 번졌고,출신고교와 내신등급마저 교직원 협력아래 마구 조작한 복합적 입시부정으로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결국 우리 교육은 그 좁은 문으로 수험생·학부모들에게만 지옥이 아니라 교주타락·교권타락·교육 당국의 대책 부재 등으로 교육 자체가 나락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는 오늘이다.
이런 나락의 심연에서 벗어나려면 일대 교육혁명이 불가피하다.
먼저 교육내용이 인간성과 도덕성 회복으로 과감히 바뀌어야겠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도처에 미만한,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탕주의와 군사문화의 잔재를 씻어내는 것이 총체적 부정증후군에 사로잡힌 사회를 바로 잡으면서 동시에 교육계 스스로를 정화하는 길일 것이다.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지도자 및 교육당국과 교직자 스스로의 각성이 절실하다. 나라에서는 과감한 투자·부단한 개선·민주적 교육행정구현을 통해 밑바탕을 마련해주고 일선교육자나 학교는 그 터전위에서 교육이념을 구현해 나가려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오늘의 교육현장은 입시위주의 획일주의가 횡행한다. 또 나라에서는 국민들의 열화같은 교육열을 유도·수용하지도 못한채 오로지 교육통제에만 빠져 교육의 자율화·다양화를 가로막았다.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교육감독에 마저 허점을 보여 오늘과 같은 부정시리즈 사태에 이른 것이다.
경제회복·부정부패 척결도 나라의 시급한 과제이지만 교육개혁이 더 화급하다. 국가적 결단·교육계 자정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입시관리의 허점들을 파악하고 그 구체적 보완책 마련에 하루빨리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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