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통탄… 분노… “병든사회 개혁노력을”/입시부정 각계 반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통탄… 분노… “병든사회 개혁노력을”/입시부정 각계 반응

입력
1993.02.04 00:00
0 0

◎잘못된 학력중시 의식 바꿔야/교육계 전반 자기 성찰 계기로입시부정 사건의 파문이 확산될수록 국민들의 분노와 경악의 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충격적인 이번 입시부정 사건을 바라보는 각계 각층의 반응을 들어본다.

▲장인숙 대학교육심의회 위원장(63)=입시부정에 관련된 학부모나 현직교사들은 결국 자식과 제자의 일생을 망치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설령 부정이 발각되지 않았다 치더라도 부정입학을 통해 대학에 들어간 학생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 부모가 원한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어리석고 맹목적인 대학진학 열기는 제도보다는 사회전반의 의식이 개혁될 때 치유가 가능하다.

학력이나 학벌보다는 자격증이 중시되고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학력만능주의를 탈피,평생을 두고 꾸준히 공부한다는 자세를 심어주도록 학부모들이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구병림 대교협 사무총장(59)=대학의 간부까지 입시부정에 가담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광운대 입시부정은 대학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보결생을 받던 형식의 부정입학과는 달리 개인의 치부를 위해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위기에 봉착한 교육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사회 교육당국의 협력이 절실한 시점에서 이같은 사건이 터져 자칫 교육전반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각 대학들은 자율적으로 정화를 위한 통제체제를 마련하고 대학발전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두봉교수(62·서울대 분자생물학과)=한마디로 통탄할 일이다.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사회 전반적인 부도덕·부정직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차기정부는 우리 사회가 정직성을 되찾도록 정책적 비중을 둬야 할 것이다.

입시부정에 연루된 사람들은 엄벌에 처해 일벌백계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우리 사회는 도덕 재무장에 나서야 한다.

▲김신일교수(52·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쟁문화」가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대학 신입생과 일선 교사들이 검은 돈의 유혹에 눈이 어두워 양심을 저버린 행위나 일부 학부모들의 배금주의가 한심할 뿐이다.

입학만 하면 자동적으로 졸업할 수 있는 대학구조도 문제다.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학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대학이 이를 게을리하면 입시부정은 막을 수가 없다.

▲한한수 공항고 교장(64)=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할 뿐이다. 일선 교육자들은 이번 사건을 치열한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어느새 교육계도 사회전반에 만연된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교사로서의 소명의식과 긍지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음을 솔직히 시인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극소수 현직교사의 용서받지 못할 행위가 대다수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학교에 대한 사회의 불신감을 증폭시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김종언씨(49·서울 노량진경찰서장)=경찰의 입장에 앞서 학부모 입장으로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입시부정은 전체적 사회부조리의 한 유형이다. 건전한 사고와 가치관을 함양해야 할 청소년들을 그런 식으로 키운다면 우리나라의 장래가 암담해진다.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자신의 적성을 살려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한몫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한다.

▲최재상군(21·서울대 공법3)=입시부정은 우리 사회의 구조상 필연적이다.

학력만능주의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돼있기 때문이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천민자본주의도 이번 사건을 일으킨 요인중의 하나다. 모든 분야가 병들어 있는 우리 사회는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야 한다. 교육자,학생들은 물론이고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