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날 선택과목 표시 답안용지 건네줘/자수 김군 “대학 관계자 공모설 들었다” 진술○…93학년도 후기대 입시에서 대리응시를 청부한 수험생들이 합격했다면 아무탈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었을 것으로 전망돼 대학의 입시·학적관리 허점을 노출.
각 대학은 대리응시자의 사진이 붙은 원서원본을 보관하고는 있으나 이 사진은 학적부에 옮겨져 보관될 뿐 본인과 대조할 기회는 없기 때문.
학생증 등에 붙일 사진은 학생처가 접수,처리하므로 교무처에 보관된 학적부의 사진과 재학중이나 졸업후에도 대조할 기회가 없다는 것.
이미 밝혀진대로 원서의 사진은 얼마든지 바꿔 붙일 수 있고 원서접수 때에도 본인여부의 확인이 불가능한데다 대리응시자가 면접까지 대신 치렀는데도 밝혀내지 못한 실정.
○낙방땐 학원 대리시험
○…주범 신훈식씨(33)는 지난해 1월 강남구 신사동 S호텔 인근 레스토랑에서 자수한 김종윤군(23·연세대 건축공 1)과 만나기전 대학 합격생으로 보이는 학생과 만나는 것이 김군에게 목격된 사실로 미루어 지난해 후기대 입시에서도 입학부정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농후.
신씨는 이때 김군에게 『여의도 M아파트에 사는 과외교습 학생이 한양대 안산캠퍼스 이공계열 학과에 지원했다』 『합격이 되지 않으면 학원 입학시험을 대신 치르고 전문대 입시때 다시 논의하자』는 말도 했다는 것.
○신씨 진술 신빙성없어
○…경찰은 신씨가 학부모들로부터 받아 챙긴 4억6천여만원 가운데 유흥비·사채대금 등으로 사용한 1억6천여만원 이외의 행방을 추궁하는 한편 신씨 예금계좌 입출금 및 수표추적을 통해 대리시험을 부탁한 학부모가 더 있는지를 조사.
경찰 관계자는 『거액을 유흥비·오락비로 탕진했다는 신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예금계좌 조사 및 수표추적에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리시험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잡힐 것』이라고 전망.
○…경찰은 자수한 김군이 『지난해 12월13일께 신씨로부터 「학부로부터 받은 돈가운데 1천만원을 한양대 교무처 직원에게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한양대 교직원과의 결탁여부를 가리는데 수사력을 집중.
경찰은 또 신씨가 김군에게 『노모군(19·한양대 안산캠퍼스 건축공학과 지원)이 2백10점대 실력인데 합격예상선 2백60점이 안되는 2백50점대의 점수를 얻어도 합격자 보결대기자 차석으로 위조,합격이 가능토록 교무처 직원과 얘기가 돼있다』고 말한 사실을 밝혀내 이 부분도 정밀 내사.
또 김군이 입시일(지난해 12월22일) 하루전날 신씨로부터 수험표와 함께 받은 OMR 용지인 선택과목이 물리·화학·공업·정치 경제 등 4과목으로 돼있으나 노군은 물리·공업·지구과학·한국지리를 선택했던 것으로 확인돼 신씨가 아예 수험생원서는 내지않고 대리응시자 원서를 낸뒤 대학교 직원과 짜고 원서를 통째로 바꿔버린 것이 아닌가 추정.
김군의 대리응시 덕분에 노군은 건축공학과 차석을 차지,수업료를 면제받는 장학생까지 된 것으로 판명.
○…입시부정여부를 자체 감사중인 한양대 입시감사반장 이상설교수(전기통신공학)는 교직원의 관련여부에 대해 『가짜학생이 강의를 받아도 가려낼 방법이 없는 대학사정을 안다면 대학내부와 공모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
이 교수는 『직원이 관련됐다면 합격후 원서의 사진을 바꿔 붙이는 역할을 할텐데 전기입시선 그런 사실이 없었고 후기입시에선 바꿀만한 기회가 아직 없었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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